"계양역은 우리 구역"…조폭처럼 승객 독점한 택시기사 무더기 입건

중앙일보

입력 2014.12.10 13:25

인천 계양역 일대 승객을 독점해 온 택시기사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됐다. 이들은 친목단체까지 만들고 다른 지역 택시기사들의 영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10일 다른 택시기사들의 영업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하모(61)씨 등 택시기사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씨 등은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계양역 일대에서 다른 지역 택시기사들을 위협해 내쫓고 손님을 독점한 혐의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하씨 등은 계양역에 택시 손님이 많은 점을 노렸다. 계양역은 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1호선이 연결되는 교통 요충지라 유동 인구가 많다. 하지만 시내 외곽에 위치해 있고 오후 11시쯤이면 버스가 끊겨 택시 손님이 유독 많다.

하씨 등은 다른 지역 택시가 승강장으로 들어오면 집단으로 몰려가 "여긴 우리 구역이다. 차를 빼라"며 위협했다. 손님이 탄 택시의 앞뒤를 다른 차로 막아 오도가도 못하게 하기도 했다.

이들의 횡포는 손님들에게도 이어졌다. 특히 역에서 경기 부천이나 김포 등으로 가려는 장거리 손님들이 피해를 봤다. 이들은 장거리 손님이 택시에 타면 미터기를 켜지 않고 금액을 불러 택시비를 흥정하는 수법으로 1만원 이상의 폭리를 취했다. 하지만 하씨 등이 택시비를 담합해 손님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택시비를 지불해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반면 인천시내 등 단거리를 가는 승객들에겐 "다른 차를 타라"며 무작정 승차를 거부했다.

승객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관할 지자체인 인천 계양구는 지난 8월 택시 승강장을 위한 차선을 따로 설치하고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의 불법 영업은 경찰에 적발될 때까지 계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자체 모임을 만들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친목을 다지며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며 "다른 역 주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는 첩보가 있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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