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평양 공연 꿈 10여년 만에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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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22일 오후 3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조용필씨가 꽃다발을 받고 있다. [SBS 제공]

"북한 공연 얘기는 1990년대부터 나왔는데, 드디어 오게 됐네요."

23일 개최되는 '광복 60주년 SBS 특별기획 조용필 평양 2005'공연을 위해 22일 평양에 도착한 '국민가수'조용필(55)씨는 북한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차분하게 털어놨다. 조씨를 포함한 공연 준비팀과 참관단 9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30분 전세기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평양 고려호텔에 여장을 푼 이들은 공연장인 류경 정주영체육관으로 향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월드컵 경기장을 돌며 진행 중인 'PIL & PEACE 2005 전국 투어'와 같은 규모다. 행사장에는 양쪽 스크린,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날개 장식까지 약 65m에 달하는 대형 무대가 설치돼 있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 5t 트럭 28대 분량의 설비와 발전차 5대가 동원됐다. 무대 설치를 위해 선발대는 18일 평양에 입국해 무대설치에 나섰다.

공연은 23일 오후 6시부터 7000여 명의 관객 앞에서 두 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조씨는 '그 겨울의 찻집''돌아와요 부산항에' '모나리자' '허공' 등의 히트곡을 부른다. 또 100여 곡의 북한 가요 중 직접 고른 '자장가'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네'등도 준비한다. 그는 "자장가는 남북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나머지 곡은 이산가족의 만남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골랐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씨에게 "여기는 오빠부대가 없을 것이지만 다음에 오실 때는 오빠부대가 생길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SBS가 주최하는 조용필 평양공연은 23일 오후 9시부터 편집 없이 SBS에서 실황 중계된다.

평양=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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