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총국 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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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두번째 사건은 공산당에는 치명타가 됐다. 이 사건은 25년11월22일 신의주에서 일어났다. 서울에서 상해로 밀파된 2인의 당원이 신의주에서 한명의 경관을 대동하고있던 변호사와 조그마한 일로 시비를 벌여 이 변호사와 경관을 구타했다. 이들은 급보를 받고 달려온 경관도 때려뉘었다. 그리곤 적기를 꺼내 흔들면서 기고만장 떠들어댔다. 결국 그들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조사결과 이들의 소지품 속에서 박혜영이 상해로 보내는 일서가 나왔다. 이들은 심한 취조를 받았고 결국 조직의 일부가 그들의 자백으로 노출됐다. 그리고 끝내는 모든 조직이 노출돼 공산당조직 전체가 무너져버렸다.
이 사건이 나자 화요회측은 북풍회와 서울 그룹의 무책임한 행동때문에 사건이 일어났고 북풍회측의 자백으로 당의 비밀이 모조리 폭로됐다고 규탄했다. 이리하여 공산당은 그 조직도 와해됐을 뿐아니라 파벌 합작을 내걸고 오랜기간 기울여온 노력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말았다.
죽산은 이 시기에 상해의 코민테른 요동국에 속해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다 26년5월16일 코민테른의 지시에 따라 만주로 오게된다. 그의 사명은 조선공산당 만주총국의 조직이었다.
이때는 국내조직이 무너지고 핵심 조직원들이 만주등지로 망명해있던 때라 26년7월 죽산은 길림성에 있는 이르쿠츠크 그룹의 책임자인 김철동의 집에서 다른 6명의 당원들과 회의를 열어 조선공산당만주총국을 조직했다. 그들은 만주를 세개의 지구사무국으로 나누었다. 즉 용정의 동만구역국, 의난부근의 북만구역국, 그리고 반석의 남포구역국이었다.
만주총국의 본부는 길림성에 두고 있었다. 죽산은 만주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26년8월 코민테른의 지시에 따라 상해로 되돌아갔다. 그는 코민테른 요동간국의 조선대표로 일본대표 좌야학, 중국대표 진독수등과 함께 활동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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