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저축수단의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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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6·28 및 7·3조치로 한때 주춤하던 국내저축이 9월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경제안정과 투자재원 조달을 위해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25일 제 19회 저축의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번 저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저축의 증가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저축이 왜 필요한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재산의 증식, 국민 경제적으로는 경제성장에 절대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저축이란 무엇인가. 저축(saving)이란 소득의 일부를 당장 소비하지 않고 장래의 소비에 대비하여 축적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경제학자 「로이· F· 해러드」의 정의에 따르면 저축의 형태를 법인저축(corporate saving) 과 개인저축 (personal saving)으로 나누고 그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관심을 두게 하는 개인저축은 ①자손을 위한 저축 (saving for posterity) 과 ②노후를 대비한 저축(hump saving)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떠한 저축이든 그것은 국민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 즉 자본형성의 재원이 되는 것으로 저축과 투자는 항등의 관계에 있다.
다시 말해서 저축이 충분히 이루어져야만 투자도 왕성해 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저축이 투자 재원을 충족시킬만한 것이냐 하면, 유감스럽게도 선뜻 그렇다고 할 수가 없다.
우리의 경제발전 단계에 비추어 가장 투자재원이 소요되는 때이지만, 저축률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
우리의 경제발전 단계는 어디에 와있을까. 1959년 미국의 「로스토」 교수가 발표한 「로스토 이론」 (Rostow's theory) 에 의하면 자본주의 경제발전 단계는 자원, 국민성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 다섯 단계로 분류된다고 한다.
①전통적 사회=생산중심은 농업, 지주에 부가 집중된 봉건제가 지배 ②과도적 사회=생산중심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옮겨가는 과도기 ③이륙의 단계=투자율이 증대하고 하나의 산업을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생산이 신장하고 정치· 경제의 제도적 틀이 확립 ④성숙사회=중공업, 경공업의 체재가 국내에서 정비되는 단계로 철강업 중심의 시대 ⑤대량소비사회=미국 등 선진국이 돌입한 시대로 자동차, 냉장고 등 내구소비재가 중심이 된 고도의 소비시대.
이러한 이론적 단계 설에 맞추어 본다면 우리는 3∼4단계의 산업사회에 해당될 것이며 이 단계는 투자율 증대=저축률 제고라는 등식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산업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럼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 5차5개년 계획이 국내 저축률을 81년의 22·3%에서 86년에29·6%로 끌어 올려야만 한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저축률의 달성이 곧 5차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절대적 전제 조건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물론 저축이 크게 늘려면 물가를 안정시키고 외채 의존도를 낮추어야한다는 국민의식의 발로가 경제외적 요인으로 작용해야 하며 경제적으로는 저축유인의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현재 다액 위주로 되어 있는 감이 있는 저축상품을 소액도 장려 받을 수 있도록 다양화해야 한다.
소액을 흡수 할 수 있는 가계 저축상품을 개발하고 금리 상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정부는 실명제를 들고 나오지만, 이들 소액 가계저축이야말로 이미 실명제에 충실한 건전한 저축이 아닌가.
저금리, 실명제의 충격을 벗어나 다시 증가하는 저축성예금의 의미를 금융당국은 곰곰이 생각하기 바란다.
그리고 국민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저축수단의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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