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시장 잡으려면 과거 의약품 규제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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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글로벌 제약기업들도 바이오 시장으로 속속 뛰어들고 있다. 1986년 화학합성물 제약기업로 출발해 세계 4위(연 매출 72조원)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세엘진이 대표적이다. 세엘진은 화학합성물 신약인 레블리미드(다발골수종 치료제)로 매년 50억 달러(5조5600억원) 이상을 벌고 있지만, 최근 주된 연구개발 분야는 바이오 치료제다. 지난달 방한한 로버트 하리리(사진) 세엘진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세엘진은 80년대부터 바이오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봤다”며 “연구개발은 물론 실력있는 바이오벤처를 인수합병해 지금은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엘진이 인수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세엘진 셀룰러 테라퓨틱’의 창업자다. 태반에서 다기능 줄기세포주를 발견한 공로로 2011년 토마스 에디슨상도 수상했다. 현재 세엘진의 줄기세포 치료제는 미국 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하리리 박사는 “세엘진은 매년 15억 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급성장하는 바이오시장에서 길어도 5년 내에 블록버스터급 줄기세포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의약품 규제 당국의 접근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리리 박사는 “개인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줄기세포 치료제가 나오고 있는 21세기에 과거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며 “화학합성물 치료제 시대의 기준을 버려야 더 많은 신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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