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 + 러 + 인' 3각동맹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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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방부는 중.러 군사훈련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관심은 훈련의 내용과 방향성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해군 함정을 이미 대한해협과 서해로 보냈다. 합참은 이번 훈련이 양국의 무기와 부대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상호 운용성은 두 나라가 합동 군사작전을 벌일 때 통신 및 지휘체계 등의 원활한 정도를 말한다. 정부는 양국 군사훈련이 동북아에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한다고 판단되면 입장 발표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미국은 공격용 핵잠수함 산타페호 등을 주변 해역에 파견해 이미 첩보 수집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동서분석센터의 찰스 모리슨 소장은 "미국은 이번 훈련 이후 중.러 연합 결성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15일 "중.러 훈련이 역내 안정을 해치지 않는 것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중.러 훈련이 대만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한반도 공격과 방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훈련에 맞서 일 방위청은 미 태평양 사령부와 내년 1월 연합군사훈련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훈련 지역은 센카쿠 열도 부근이다.

자위대의 한 고위 간부는 1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이번 훈련은 한반도 유사시 중.러 연합군이 한.미 연합군에 앞서 북한을 제압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러 훈련이 명백히 대만을 겨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상봉쇄와 상륙훈련이 이번 훈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인도는 중국의 초청에 따라 이번 훈련에 참관한다고 쑨위시(孫玉璽) 인도 주재 중국대사가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는 고위 군사훈련단을 참관인 자격으로 파견했다. 인도는 10월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할 예정이어서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중-러-인 3각동맹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워싱턴.홍콩.도쿄=김종혁.최형규.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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