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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발급에 또 "부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서울시경은 20일 시경면허과소속 경찰관들이 돈을 받고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남발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시경 면허3계 김준곤경사 한상순경장등 10명과 알선경찰관 박종렬경사(서울동대문경찰서소속)등 관련경찰관 11명을 파면조치하고 사건이 터지자 달아난 경찰관7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이들 경찰관이 브로커들과 조직적으로 결탁한 사실을 밝혀내고 중간브로커인 한덕운전교습학원원장장성일씨(40·서울천호동)등4명을 연행, 운전면허부정발급조직에 대한 전면수사를 펴고 있다. 시경은 최근 마이카붐을 타고 운전기술을 제대로 익히지못한 일부자가용 소유자들이 돈을 주고 면허증을 얻어 차를 몰다가 인명을 해치는등 사고를.내는 사례가 많다는 정보에 따라 시경 감찰계직원 10여명을 면허시험창구주변에 투입, 경찰관과 운전면허학원관계자들로 된 면허증부정발급 조직을 적발해냈다.
경찰은 1차로 이들이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했다 불합격한 8명으로부터 1인당25만∼30만원씩 받고 면허증을 발급해주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부정발급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면허증부정발급은 중간브로커가 부정취득희망자를 모집, 돈을 받아 감독경찰관에게 돈과함께 수험생의 시험날짜와 접수번호를 전해주면 경찰관이 합격자명단에 올려 합격시킨후 중간브로커를 통해 합격증을 전해주는 수법을 쓰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독경찰관의 부정조작수법은 필기시험점수조작과 실기시험 합격판정조작으로 이뤄지고있는데 수험생이 거치는 3곳의 시험장마다 감독경찰관이 여러명씩 참관하고있어 부정면허증 1건발급에 최소한 8명이상의 경찰관이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법>
운전면허시험은 학과·코스·주행3개과정으로 이뤄져 차례로 모두 합격해야만 면허증을 취득할수있다.
학과시험장엔 컴퓨터 채점기가 설치돼 있어 시험시간이 끝남과동시에 수험생들 앞에서 공개채점을 하고있어 전혀 부정의 여지가 없는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감독경찰관들은 중간브로커가 전해준 접수번호·수험생이름으로 사전에 답안지를 작성, 준비했다 컴퓨더에 넣기전에 수험생이 제출한 답안지와 바꿔치기 하거나 사전에 수험생에게 답안지 정답난에 흐릿하게 표시토록해 정답을 써넣는 방법을 써온것으로 드러났다.
코스·추행등 실기시험은 불합격자가 찾아가도록 돼있는 응시원서를 찾아가지 말도록해 감독경찰관이 합격판정을 내려놓고 합격자 원서사이에 끼워넣는 방법을 써왔다.

<거래금액>
1총면허의 경우 30만∼35만원이며 2종면허는 25만∼30만원선으로 공정가격처럼 받아온 것이 밝혀졌다.
학과시험에 합격한 경우에는 5만원쯤 값이 싸지며 경찰관과 수험생간에 중간브로커가 1명더 개입될경우 2만∼3만원쯤 추가된다.

<대상자>
해외출국자, 승용차를 구입하려는 사람, 단골낙방생등이 부정발급창구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면허시험이 까다로운데다▲실제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어차피 시내운전교습을 새로 받아야하며 학원에 다니는 시간·강습료와 비교해 부정발급가격 비싸지 않다는등의 잇점때문에 부정발급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는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
경찰은 중간브로커들은 대부분시내 자동차운전 교습 학원이나 전직 경찰관들로 일부자동차 매매업소·경비업체등도 관련이있는 것으로 밝혀내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있다.학원들은 주로 자기학원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며 자동차매매업소에선 면허증이 없는 고객에게 자동차판매 수단으로 면허증 끼워팔기등을 위해 면허부정 취득의 길을 뚫어놓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서울시내의경우 1종은=성동 면허1, 2계에서, 2종은 천남동면허3계에서 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하루 수험생은 평균5백여명, 합격률은 10%미만이다.

<부정발급실태>
경찰은 검거된 중간 브로커 장원일씨 (40·서울천호동 H학원원장)가 자기밑에 또한단계의 브로커등을 두고있으며 이들이 말썽이 없을것으로 확실시되는 대상자를 물색, 데려오면 자신이 직접 만나 선불을받고 응시방법을 알려 주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가 또 감독경찰관의 접선도 직접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시험 다음날 합격증을 건네주는것까지이며 접수·신체검사·합격후 교양·면허증교부는 당사자가 정식절차를 밟았다.
장씨가 밝힌 부정응시방법은▲눈에 띄는 행동을 삼갈것(자가용 타고 시험장에 가는것도 금물)▲필기시험은 모르는 문제라도 사지선다형답안지에 아무것이나 칠할것▲일찍 제출할것(1백50명중 10∼15번째)▲실기시험은 첫코스인 굴절코스에서 불합격받을것▲불합격자를 호명하더라도 대답하지말고 응시원서를 찾아가지 말것▲누구에게도 발설하지말것등이다.
70점이상이라야 합격되는 필기시험은 통상 80점선에서 합격되며 코스에서 불합격되고 주행시험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자동합격하게 돼있다.
경찰은 장씨하부브로커들이 학원직원 또는 면허시험장주변의 시내운전교습자들이며 이들은 대상자와 만나면 2∼3일간 신원을 조사, 뒤탈이 없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뒤 대상자에게 전화로 연락하는 수법을 써 좀체 적발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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