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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투성이…「왕비의 죽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몽테카를로(모나코) 외신종합=연합】모나코왕실은 「그레이스」왕비가 지난 14일 자동차추락사고로 사망함에 따라 가뜩이나 비통에 잠겨있는데다 왕실측의 사고발표내용이 석연찮다는 구설수까지 겹쳐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레이스」왕비의 죽음과 딸「스테파니」(17)의 부상을 몰고온 이번 자동차사고와 관련, 왕실측의 발표내용이 의문투성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고있다.
즉 왕비가 중태에 빠졌다는 사실이 왜 발표되지 않았는가, 자동차는 누가 운전했는가, 기계고장이 있었다는 말인가, 왕실측이 전문가들의 차량정밀조사를 가로막은 이유는 무엇인가 등등.
왕실측은 「그레이스」왕비가 뇌일혈로 사망했다고 발표하는 순간부터 의혹을 사기 시작했다.
왕실대변인은 왕비사망사실을 발표하기 불과 수시간전까지만 해도 『왕비는 대퇴부와 갈비뼈 및 쇄골이 부러졌을 뿐이다. 절대로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고 밝혔었다.
프랑스언론들은 사고차(영국제 로버 3500)의 잔해를 왕실관리들이 깨끗이 치운다음 이를 사고현장인 라 튀르비(프랑스∼모나코 국경부근 산악지방)로부터 왕실로 급히 옮긴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왕실 관리들은 프랑스 언론들의 보도에 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한 경찰소식통은 사고 차의 잔해가 깨끗이 치워져버려 수사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스」왕비가 차를 몰았고 브레이크가 고장났다』는 왕실측 발표 역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문들은 정작 자동차 핸들앞에 있었던 사람은 「그레이스」왕비가 아니라 「스테파니」였다고 지적하고있다.
「스테파니」는 나이가 어려 아직 자동차운전면허증이 없다.
보도들은 「스테파니」가 자동차 왼쪽 핸들뒤에서 끌려나왔기 때문에 운전자는 바로 「스테파니」였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프랑스경찰의 「벤체」수사반장은 이에관해 이렇게 해명했다.
『우리가 「스테파니」를 왼쪽문에서 끌어낸 것은 오직 그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차가 완전히 망가져 다른 문들은 폐쇄돼 있었다.』
프랑스경찰은 또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사고지점의 도로에서 타이어 자국을 전혀 찾지 못했다고 말해 왕실측의 브레이크고장 주장을 은근히 두둔했다.
그러나 사고차 로버3500의 제조회사인 레일런드사측은 로버3500이 2중 브레이크 시스팀을 갖고있기 때문에 「절대 안전」이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14일부터 줄곧 몽테카를로에 머무르고있는 2명의 레일런드사 기술자는 사고차에 대한 정밀조사를 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으나 15일 현재 아무런 해답을 못받고 있다.
한편 「그레이스」왕비의 자동차사고는 「그레이스」왕비가 운전중 뇌일혈을 일으키는 바람에 발생했다고 왕비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16일 밤 밝혔다.
니스병원 신경과 과장「장·뒤폴레」박사는 사고당시 차를 운전하던 「그레이스」왕비가 뇌일혈을 일으키자「스테파니」공주가 차를 멈추려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날「뒤플레」박사는 프랑스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왕비의 신체를 의학적으로 검진할 결과 사고당시 왕비가 운전하고 있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면서 뇌투사기를 이용, 왕비가 뇌일혈을 일으켰음을 알고 가능한한 모든 의학적 조치를 가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한편 모나코왕실은 18일로 예정된 왕비의 장례식에 「낸시·레이건」미대통령부인, 「다니엘·미테랑」프랑스 대통령부인, 그리고 「다이애너」영국황태자비 등을 비롯, 저명인사 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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