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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人] 홍콩의 한류전도사 세리나 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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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안녕~하~시요." 홍콩 공영방송인 '라디오TV 홍콩(RTHK)'의 세리나 하(夏妙然.여.사진)가 건넨 서투른 한국어가 싫지 않다. 그는 "방송을 앞두고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방송국에서 프로듀서(PD) 일을 해오면서 이런 느낌은 처음이란다.

그는 21일부터 RTHK에서 내보내는 '라디오 한국어 방송'을 책임진다. 이 방송은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30분간 6개월 동안 계속된다. 지난 반년간 그는 일본어 방송 프로그램을 맡았다. 방송이 끝나갈 무렵 그와 스태프진은 하나같이 '한국어 코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됐다. 홍콩을 강타한 한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였다.

"대장금과 한국 음악으로 시작된 홍콩의 한류는 이미 홍콩 젊은이들의 일부가 됐죠" 한국의 패션과 음악, 그리고 음식은 생활의 일부입니다."

물론 하 PD 자신도 한류에 빠져 있다. 지난해 가수 신승훈의 노래 'I believe'를 접하면서다. '리듬이 너무 섬세하고 고와서' 아마추어 가수 출신인 그가 취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장금'을 보면서는 한류에 푹 빠져버렸다. 최근엔 보아를 좋아하게 돼 쉴 때는 보아의 노래를 듣는다.

"역경을 이겨내는 한상궁의 정신력.의상.음식.음악, 하다못해 드라마에 나오는 서민들의 연기까지 모두 완벽했습니다. 연출자로서 정말 탄복했어요." 드라마를 본 이후 김치와 수정과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됐다. 현재 홍콩 침례대학 언론학 석사과정에 있는 그는 학교에서 '대장금이 홍콩 여성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도 했다.

"일본이 섬세하다면 한국은 정열적이에요. 홍콩의 활기를 지속시키는 데 한류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한국어 방송엔 홍콩의 유명 가수이자 모델인 지지(梁詠琪)와 리커친(李克勤)이 이미 홍보대사로 찬조출연하기로 약속했다. 5일부터 배포한 교재 2000권은 벌써 동나 3000권을 더 인쇄할 예정이다.

강사는 시티(城市)대학의 한지연.김원경 한국어 강사가 담당한다. 교과 과정은 기본회화와 한국 노래.문화.청취자 질의 응답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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