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 원플러스 창업자 "인터넷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 거품 없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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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299달러(약 33만원)에 최고급 스마트폰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 대표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기존 유통방식을 고수하는 한 삼성이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고 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12월 창업해 설립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원플러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피트 라우가 그 주인공이다.

라우 CEO는 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창업 콘퍼런스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다. 원플러스는 창업 5개월 만인 올 4월 삼성 ‘갤럭시S5’, LG ‘G3’의 반값도 안되는 가격이지만, 제품 사양은 비슷한 스마트폰 ‘원플러스원’을 출시했다. 가격은 299달러이지만,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2.5기가헤르츠(GHz) 퀄컴 프로세서, 3기가바이트(GB) 램,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 당시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 부품을 탑재했다. 갤럭시S5는 출시 직후 가격이 86만6800원, G3는 89만9800원이었다.

불과 33만원에 갤럭시S5와 비슷한 사양의 스마트폰을 내놓게 된 비결로는 ‘유통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라우 CEO는 “유통방식이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바뀌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통신사와의 거래 없이도 합리적인 가격에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게 가능해졌다”면서 “이미 목표했던 100만대 판매는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도 기존 유통망을 고수해선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고 해서 크게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플러스의 특징은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이다. 라우 CEO는 “이용자에게 플랫폼을 개방해 성능ㆍ디자인 등에 대한 의견을 꾸준히 듣고 반영한다”며 “이용자가 개발자와 평등한 위치에 있다는 경험을 제공해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플러스의 주요 고객은 미국과 유럽의 20~30대 젊은층이다. 판매의 40%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원플러스의 기업 철학은 ‘안주하지 말자(Never Settle)’다. 라우 CEO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중국 기업들과 방향이 다르다”며 “다음달에 인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한국 통신사와 연락을 추진하고 사전조사를 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한 유통이 먼저지만, 한국의 경우 통신사와 협력해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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