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영아 살해」는 우성유전·종족수조절·세력다툼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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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종류들은 알에서 깨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먼저 깨어난 형제에게 쪼여 죽음을 당한다. 수놈 「비비」는 어미의 젖을 빨고있는 새끼를 빼앗아 숲속으로 데려가 죽여버린다.
동물세계에서의 영아살해는 자주 목격되는 일이다. 왜 동물은 혈족인 유아까지도 살해하는 것일까.
지난 8월 미국에서는 30여명의 학자들이 코널대학에 모여 동물들의 영아살해가 왜 자행되는가에 대한 심포지엄을 가졌다.
학자들은 하나의 결론을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우성유전을 위한 하나의 방법, 종족의 숫자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한 방법, 수놈들사이 벌어지는 권력다툼에 의한 희생등 대략 세가지 이유로 그 원인을 압축시키고 있다.
또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을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유전자속에 들어있어 자손으로 물려지면서 영아살해가 나타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영아살해의 실례는 인도에 사는 랑거스라는 일종의 원숭이의 생활에서 잘 나타난다. 랑거스는 한마리의 어른 수놈과 여러 마리의 암놈이 집단을 이루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집단을 이루지못한 수놈 원숭이들이 가끔 한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기위해 습격을 가한다. 이때 습격자가 이기게되면 집단안의 영아들이 살해된다.
그 이유는 집단안에서 태어날 자신의 자식들과 싸워야할 경쟁상대를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아살해의 또다른 중요원인은 암놈과 짝을짓기 위해서다. 젖을 먹이는 암놈은 발정을 않지만 새끼가 죽어 젖을 먹이지 앉게된 암놈은 곧 발정돼 새로운 임신을 할수있다.
따라서 새 지도자가 된 원숭이는 자신의 자식을 낳기위해 영아들을 살해하고 곧 짝짓기를 시작한다. 암놈으로서도 좀더 강한 새로운 수놈의 성질을 갖는 자식을 가질수있기 때문에 자식을 죽이는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좀더 우세한 수놈의 자식을 후손으로 남기려는 동물들의 행동은 여러가지 동물에서 볼수있으며 사자도 이런 동물에 속한다.
새종류에서도 영아살해는 흔한 일이다. 일부 조류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의 75%가 먼저 깨어난 형에게 살해당한다. 이런 행동은 어미새의 묵인하에 이뤄지며 대부분 부리로 쪼아 피투성이를 만들어 살해한다.
새들의 이런 행동은 먼저난 새끼가 자신의 경쟁자를 아예 일찌감치 없애 버리려는 생각과 먹이를 대는데 곤란을 느끼는 어미새의 바람과 일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있다.
사실상 사람에 있어서도 영아살해는 자주 일어난다.
특히 18세기 이전에는 영아살해가 공공연한 것으로 인정된 부족사회가 많았다. 그렇다고 이런 풍습이 아주 없어진것은 아니다. <뉴스위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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