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KBS측 적극 나서면 '최진실 임대방식' 제시 가능"

중앙일보

입력

"최진실 출연계약 위반 문제에 KBS와 제작사는 책임이 없는 것인가. 이를 뒷짐지고 수수방관하며 최진실과 MBC만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MBC 법무저작권부 관계자는 5일 최진실이 KBS2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 출연하겠다고 하면서 불거진 MBC와의 전속계약 위반 문제에 KBS와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KBS와 제작사측도 이 문제를 몰랐을 때는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일이 불거진 다음에는 공식적으로 양해를 구하든지, 대타를 쓰든지 등의 방법으로 전단계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MBC에게 이 문제를 떠넘기고 나는 전혀 모르는 문제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예전에도 최진실씨로 인해 MBC와 SBS간의 전속계약 파기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MBC가 나서서 위약금을 부담한 적이 있다"며 "아무리 MBC와 최진실 사이의 계약 문제라고 하지만 연기자가 탐이 났을 때는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뜻을 반복해 밝혔다.

이 관계자는 "KBS를 통해 이 드라마가 방송된다면 무리한 전속계약 위반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며 "추이를 봐야하겠지만 최진실의 출연작에 대한 제작과 방송을 강행할 때는 KBS와 제작사쪽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이미 끝났다"고 강조했다.

또 "출연금지 가처분신청 심리는 한달 내로 처리된다"며 "방송도중에 이 결정이 내려진다면 방송중단이라는 위험부담을 지고 가야할 것"이라며 KBS와 팬 측의 안이한 태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현재 MBC의 야박한 처사로만 비춰지고 있는 면이 없지 않은데 계약위반 문제에 있어 MBC가 자세를 흐트릴 수도 없는 마당이다. 하지만 무조건 대립구도로 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속계약 위반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원칙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각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유망한 작가, 연기자와 전속계약을 맺으려고 하는 붐이 불고 있는 마당에 차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떤 해법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임대방식 도입을 대안으로 내놨다.

이 관계자는 "가처분신청 심리가 진행되는 가운데 KBS와 제작사측이 적극적인 의사를 보인다면 프로야구계에서 쓰는 방법처럼 임대 방식을 확정된 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실은 지난달 16일 KBS2 새 수목극 '장밋빛 인생'(8월 24일 첫 방송 예정)에 출연하기로 하고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와 출연계약을 맺었으나, MBC와 맺은 전속 출연계약이 44회 남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KBS 출연에 급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최진실은 지난 2일 '장밋빛 인생'의 첫 촬영을 갖고 출연을 강행한 상태다. 이에 MBC는 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최진실의 KBS 드라마 출연금지를 요청하는 출연금지가처분신청서를 접수시켰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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