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문제 해결 실마리 찾을 때"|브루킹즈연구소 「퀀트」씨가 말하는 중동의 장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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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레바논사태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서베이루트 철수로 일단 진정됨에따라 중동정세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되었다. PLO철수의 배경과 PLO의 장래, 그리고 앞으로의 중간정세와 미국의 새로운 중간정책은 어떻게 전개될것인가. 캠프데이비드협상작업에 참여한바 있는 미국의 중동문제전문가 「월리엄·퀀트」씨(브루킹즈연구소수석연구원)의 견해를 1문l답을 통해 들어본다.
-PLO 철수에관한 최종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하비브」 중간특사가조정 공작에서 가장 어려왔던점은.
▲첫째 이스라엘측이 PLO대원들의 일부가 철수하지 않은채 서베이루트에 남아있게되지 않나하는 불신감, 둘째 철수중에 벌어질는지도 모를 무력 재충돌의 위험성, 세째 이스라엘 수뇌 특히 「샤론」국방상이 PLO 철수보다는 PL0 지도자들의 제거(살해)를 노리고 있었다는 점등 이었다. 최후의 순간까지 이스라엘측은 이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었다.
-최종합의 발표후에도 위험성은 남아있었다고 보는가.
▲그랬었다. 합의가 이루어진후 수주동안 긴장과 불안이 계속되지 않았던가. 이번철수는 이스라엘이나 PLO측 모두에게 단순한 위기타개이상의 큰 목적이 있었고 그것이 문제룰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즉 PLO는 어떤 형태로든 철수에 따른 정치적승인을 얻으려했고 반면 이스라엘은 이정도의 타격으로는 PLO가 여전히 숨을 쉴수있다는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철수합의는 미외교의 성공이라고 할수있는가.
지도자 제거노려
▲그렇다. 외교기술적 의미에서는 훌룽한 성공이라고 본다. 역사적·장기적 안목에서는 아직 평가를 내릴수없다.
미국이 이 기술적 성공을 본질적·영속적 성공으로 지속시킬수 있을는지도 분명하지않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PLO는 군사조직과 정치조직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보는가.
▲파멸이라고 할만큼의 타격은 아니지만 PLO로서는 커다란 패퇴(패퇴)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군사조직은 장래가 암담할정도의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PLO는 67년부터 71년까지 으르단,화년부터 지금까지는 레바논에서 그힘을 행사해왔으나 앞으로 PLO가 활동할수있는 국가는 아랍권안에 남아있지않다.
-정치조직은 어떤가.
▲희생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PLO가 2개월간에 걸친 이스라엘의 맹포격을 견뎌냈다는 것은 아랍세계에 있어서 어느정도 성공을 의미한다. PLO가 이스라엘에 응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랍지도자들은 PLO를 지원하는데 적극 나설것이다.
PLO지도자들은 베이루트필철수후 수개윌이 지난다음 아랍제국을 돌아다니게 될것이며 그때 「아라파트」의 장은 많은 나라에서 패자로서가 아니라 영웅으로서 예우받게될것이다.
-앞으로의 중간평화교섭에 PLO의 영향력은 어느정도가 될것인가.
▲나는 지금까지 PLO가 중동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소수과의 한사람이다. PLO는 캠프데이비드협정이나 이집트 이스라엘 평화조약을 저지하지 못했고 캠프데이비드협정을 대신하여 중동평화안으로 제시된 사우디아라비아 「파하드」제만도 저지하지 못했다.
정치적 회생가능
앞으로도 중동의 장래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미·이스라엘·이집트등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질것이며 PLO의 영향력은 그다음 급정도알것이다.
-PLO지도자들이 최종적인 기지로 삼게되는 나라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이 흥미있는 점이다. 나는 이집트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그렇게 생각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이집트가 정치조직면에서 PLO와 서로 파트녀 구실을 할수있기 때문이다. 즉 이집트는 아랍제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라고있고 또 국내적으로는 이술람교도들의 지지를 받아야하는 과제를 해결하기위해 PLO의 군사기지를 허용할 가능성을 배제할수없다. 나는 앞으로 반년쯤 지난후 PL0지도자들이 이집트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고 해도 결코 놀라지 않을 것이다.
-PLO는 서베이루트로부터의 철수로 전멸의 위기는 면했지만 조직적으로는 큰 타격을 받았다. PLO의 약체화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교섭에 요르단강서안, 가자지구의온건파 팔레스타인주민을 포함시키는것이 이제까지에 비해 용이하게 되었다. 이는 미국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은가.
▲PLO가 정치적·군사적으로 약체화하면 미국으로서도 바람직한 일임은 분명하다. PLO가 입장을 바꾸면 미국으로서도 PLO와의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게 된다. 하지만 PLO의 약체화에 따라 요르단강서안의 신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자치교섭에 포함돼 「중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배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요르단강서안과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사회전체에서 보면 일부의 한정된 지역에 불과하다.
-그러면 PLO의 레바논철수는 앞으로의 중간평화교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열쇠는 이집트에
▲그것은 이집트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본다. 캠프데이비드협정은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을위해 이집트·이스라엘 양국과 미국이 협상하도록 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빠진 교섭이 제대로된 예는 아주 드믈다. 문제는 PLO를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시키지 않고 팔레스타인자치교섭을 추진해 나갈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스라엘은 어디까지나 이집트와의 대화를 바라면서도 요르단이나 팔레스타인인을 교섭에 참여시키는 것은 거부하고 있는데, 이집트는 전부터 PLO의 교섭참가를 요구하고 있다.
-PLO의 철수를 계기로 「레이건」미 행정부는 새로운 중간정책마련에 착수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무장관이 「헤이그」에서 「슐츠」로 바뀐것 자체도 미국의 중간정책이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미국의 의교정책, 특히 중동경책과 같은 분야에서는 개인의 힘으로 정책을 바꿀수는 없다.
따라서 중동정책의 극적인 변화는 기대할수 없지만 시나이반도의 반환실현, 이번의 레바논 위기와 PLO의 레바논월수등 상황의 변화에 따라 누가 국무장관이건간에 새로운 관점에서 정책재점검이 필요하게 되었다.
-일설에 따르면 미국으로서는 PLO의 레바논철수를 실현하는 것이 다급했던 만큼 아직 새로운 중동정책을 구체적으로 구상할 단계는아니라는 말도 있는데.
▲그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장기적인 정책은 정부당국의 실무간부급에서 각성하고있는 단계로 아직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의 손에는 올라가 있지 않다.
-이번 레바논위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팔레스타인 문제의 정치적 해결이 얼마나 이루어지는가를 다시 생각게 해주었다.
PLO가 철수한 뒤에도 레바논의 위기적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되면 팔례스타인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미국은 국내경제문제나 가을에 있을 중간선거등으로 미국민들이 『자 이제는 중동문제를 떠나 우리자신의 문제를 생각하자』고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가 이러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런 방향으로 나가게 되면 다시 중간의 어딘가에서는 분쟁의.기운이 싹트게 될것이다. 그곳은 이집트일지도 모른다.
팔레스타인이 이제는 군사적인. 선택이 없고 특히 아랍제국이 이번 위기를 이용해 진정한 그들의 우방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갖게된 상황을 이용하여 지금이야말로 정치적·외교적 수만에 의한 팔레스타인문제의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할것이다.【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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