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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진 방사청장 “곪아 터진 부위 도려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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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장명진 신임 방위사업청장

장명진(62) 신임 방위사업청장이 19일 조직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기이자 대학 3학년 때부터 2년간 2인1조 실험의 파트너로서 ‘대통령의 딸’과 거의 매일 도시락을 함께 먹었다는 장 청장이다. 그런 장 청장이 취임식에서 일성으로 “대통령님께서 방위산업 비리에 대해선 국가안보 보장 차원에서 획기적인 개혁을 요구하셨다”며 “필요하다면 과감한 인력 재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곪아 터진 부위를 과감히 도려내고 새 살이 차오르도록 하는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단기간에 혁신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어깨가 매우 무겁게 느껴진다”면서 대통령이 대학 친구란 점에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장 청장은 “실추된 신뢰 회복이 내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라며 “이 일에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기술이 창조경제의 선봉장이 되도록 하겠다”거나 “경제부흥과 튼튼한 안보라는 대통령님의 국정철학을 주도적으로 적극 실천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정부는 거의 모든 사정기관을 동원해 방산비리를 파헤치기로 했다. 21일엔 정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출범한다. 합수단은 원전 납품비리를 수사했던 김기동 고양지청장을 단장으로 검사 18명과 군·경찰청·국세청·금융감독원 직원 등 105명이 참여하는 매머드 규모다. 감사원엔 정부 합동감사단이 설치되고 국정원도 팀을 꾸려 정보공조에 나선다.

 곧 출범할 합수단은 미국 해켄코의 통영함 납품비리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기로 했다. 검찰은 2009년 방산 계약을 처음 따냈던 신생 업체 해켄코가 이듬해부터 무인탐사정(ROV) 등 모두 2000억원대의 해군 특수함정 장비 납품계약을 한 데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해켄코로부터 4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김모(61) 전 해군 대령을 상대로 전·현직 해군 고위층의 연루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통영함 예인기 납품업체에서 청탁로비 대가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브로커 정모씨도 추가 구속했다.

정용수·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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