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관들의 승진 경쟁 이용 장교들이 빼내 돈받고 팔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일본자위대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장교승진 시험문제를 훔쳐내 수험생인 하사관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온 사실이 들통나 일본방위청이 궁지에 몰렸다.
이와같은 스캔들은 최근북해도 삿뽀로(친황)에 주둔하는 육상자위대 북부방면대 헌병대 (헌병대)가 이방면대의 삿뽀로지구 병원소속 「이나바」 (도장후미·43)대위를 체포함으로써 공개된 것이다.
형병대조사결과 「이나바」는 장교승진시험 1차시험을 앞두고 병원관리함에 보관중이던 시험문제지 1장을 훔쳐내 복사, 이를 공범인 「랴마다」 (산전도언·35) 중위와 「지바」 (간섭길덕·35) 소위등 현역장교 3명과 수명의 예비역장교를통해 수험생들에게 6만∼10만엔씩을 받고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구나 이 사건은 공범중의 하나인 「지바」 자신이 80년 승진시험때 주범 「이나바」 로 부터 시험문제를사서 부정합격한 사실까지 밝혀짐으로써 하루 아침에전국을 떠들썩하게하는 스캔들로 등장했다.
현재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시험문제유츨사고의 범위를 넘어 자위대의 체질문제로까지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있다.
자위대의 일반근무평정은감점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장교로부터 하사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마이너스를 줄이느냐가 초점이다.
이같은 감점체제에서 플러스 평가를 받을수 있는길은 오직 시험제도뿐이다.
최근들어 대학이나 방위대학등 간부후보생 코스를거치지 못한 하사관사이에장교희망자가 늘어나 매년 단한번 실시하는 장교승진시험은 60대1이상의 치열한 경쟁이다.
금년의 시험에도 3백90명선발에 2만4천2백84명이 응시, 62대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보였다.
연대장의 25%가 일반병혹은 하사관출신이라는 현실도 경쟁을 부채질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시험은 1차 필기시험과2차 근무평점으로 나뉘어있지만 필기시험이 80%승패를 좌우한다.
따라서 필기시험 2개윌정도를 앞두고는 병영이 시험준비롤 위한 장원 으로바뀔 정도다. 일본의 언론들은 이사건을 두고 「승진전쟁을 하는 자위대」 라고 비꼬고 있으며 군사평론가 『후이지』씨 (등정치부) 는『자위대의 특수한 상황이 이번 사건의 원인』 이라고분석하고 『시험성적이 군인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서 빚어진 결과』라고 결론내리고 있다.<동경=신성순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