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무사 귀환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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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7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파편들의 정체가 확인될 때까지 향후 우주왕복선 운항 계획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월로 예정됐던 애틀랜티스호의 발사도 일단 연기됐다.

디스커버리호는 2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했다. 26일 발사 과정에서 작은 타일 조각과 파편이 떨어져 나간 디스커버리호는 도킹에 앞서 선체 결함을 점검하기 위해 ISS의 180m 밑에서 천천히 회전, 아랫부분을 ISS에 향하도록 했고, ISS 승무원들은 이를 카메라로 촬영했다. 찍힌 사진들은 NASA로 전송됐다.

마이클 그리핀 NASA 국장은 디스커버리호의 회전 후 ABC방송에 나가 "현 시점에서 우리가 본 것들로 볼 때 우주선은 깨끗하다"고 말했다. NASA는 만일 사고 부위의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 비상 구조 계획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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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편 발생=디스커버리호는 이륙 과정에서 세 가지 문제가 생겼다. 첫째, 발사대가 떨어져 나가는 과정에서 새가 연료 탱크의 원추형 머리 부분에 부딪쳐 파인 자국이 생겼다.

둘째, 선체 아래쪽 랜딩 기어가 나오는 부분에서 길이 3.8㎝, 무게 0.75g의 단열 타일이 떨어져 나갔다. 마지막으로 발사 2분 후 선체 양 옆에 달려있던 고체연료추진기가 분리되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렌지색 파편이 발생했다. 이 파편은 가로 60~83㎝, 세로 25~35㎝, 두께 5~1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NASA는 "발사 과정에서 파편 부스러기가 떨어질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 커다란 덩어리가 떨어져나간 것은 의외"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03년 컬럼비아호 참사 때는 떨어진 파편이 선체 왼쪽 날개에 부딪치면서 구멍이 뚫렸다. 이 구멍 안으로 초고온 가스가 들어가 폭발이 일어났다. 디스커버리호에서 떨어진 오렌지색 파편은 이때의 파편과 비슷한 크기다. 빌 파슨스 우주왕복선계획 담당 국장은 "다행하게도 파편이 몸체에 손상을 입힌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 비상 구조 계획=최악의 시나리오는 디스커버리호가 수리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었을 경우다. NASA는 '세이프 헤이븐(safe haven: 안전한 피난처)'이라고 불리는 구조 계획을 세웠다. 일단 '회복 불가능' 판정이 내려지면 디스커버리호 승무원 7명과 화물은 ISS로 대피해야 한다. 디스커버리호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여분의 보급품과 장비를 싣고 갔다. 디스커버리호는 승무원이 내리면 원격조종에 의해 대기권으로 자유낙하해 공중분해된다. 지상에서는 구조선 애틀랜티스호를 ISS로 보내 이들을 데리고 돌아오게 된다. 이런 경우를 가정해 스티브 린지 선장 등 우주인 4명은 지난 6개월 동안 구조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애틀랜티스호가 디스커버리호의 소모품이 다 떨어지기 전에 ISS에 도착할 수 있을지는 NASA도 자신하지 못한다. 디스커버리호의 소모품이 떨어지는 데는 한 달쯤 걸릴 것으로 보인다.

NASA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애틀랜티스호를 보내야 하므로 통상적 점검 절차를 생략한 채 발사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NASA는 "그러나 이런 상황이 실제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선민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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