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건축적인 계획』(69년 작·브론즈 길이 63·5c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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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조각은 구심력형과 원심력형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는 집중력이 강한 응축된 괴체이고 후자는 방산력이 짙은 게 특징인데「헨리·무어」의 작풍은 구심력형에 속한다.
그는 양괴와 공간관계에 유기적인 조직과 요철. 그리고 구멍의 공간적 요소를 절묘하게 적용해 인체를 표현하고 있다. 주제는 거의 인체에서 이탈함이 없이 항상 유기적인 생명감을 표출하고 있다.
작품『건축적인 계획』은 도약대 위의 힘찬 요철의 상호작용으로 유동하는 리듬을 낳고 있다. 거구의 형상은 창공을 향한 예리한 공간 확산으로 무한한 공간과의 만남 속에서 따스한 대화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현대미술이 갖는 다양한 특성을 나타낸 완숙기의 작품이라 생각된다.
모양이 단순해질수록 표면처리가 어려워질 것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양괴의 표면처리에 여러 가지 흔적을 남김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변이를 갖게 했다.
그의 작품 중 와상의 경우 전체로서의 감명은 신비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인간적인 체온과 환상, 또는 상징으로 볼 수 있으며 재질감의 추구와 결실로 지속돼온 원초적인 조각의 감흥이며 흥미라 하겠다.
강태성

<이대교수·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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