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졸·9급 출신 공무원 30여 년 만의 금의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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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학교 졸업 학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공무원이 고향의 노동행정 최고 책임자로 발탁됐다.

노동부는 26일 김동회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54.2급 상당)을 대전지방노동청장으로 임명했다. 김 청장은 고시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노동부의 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 중 유일한 9급 공무원 출신이다. 처음 공직에 몸담을 당시 그의 학력은 중졸. 하지만 그는 주경야독으로 만 36세에 야간대학(국제대학 경제학부)을 졸업했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김 청장은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아 중학교를 마친 뒤 남대문시장에서 리어카를 끌며 짐을 나르는가 하면 농사일.막노동.철공소 직원 등을 전전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1969년 9급 공채로 노동청 대전직업안정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천안지방노동사무소장, 장애인고용과장, 노사협력과장 등 노동부 내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김 청장은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며 겸소해 했지만 동료 직원들은 "'이왕 할 일이면 내가 먼저한다'는 솔선수범의 자세가 발탁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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