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무일푼이라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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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법정에서 전 재산이 29만원으로 사실상 '무일푼'이라고 밝힌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이 지난달 초 K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뒤 수백만원대의 기념식수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4일 경기도 광주시의 K골프장 측에 따르면 全씨는 지난달 4일 부인 이순자(李順子)씨 등 측근들과 함께 세개팀을 이뤄 골프를 쳤으며 부인 李씨가 3번홀에서 한번에 공을 홀에 넣는 홀인원을 기록했다.

全씨 부부는 홀인원 기념으로 3번홀 앞에 4백만~5백만원을 호가하는 3m 높이의 고급 나무를 심고 나무 옆에는 '제12대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새긴 가로 70㎝.세로 50㎝ 크기의 고급 대리석을 놓았다.

골프장 측은 "이날 골프 비용은 비서가 현금으로 지불했으며 기념식수 비용도 全씨 측에서 부담했다"며 "全씨가 나무를 심은 것은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 기념식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프장 측은 이날 全씨 부부가 누구와 골프를 쳤는지 확인해 주지 않았다.

추징금 2천2백4억원 가운데 1천8백91억원을 내지 않고 있는 全씨는 지난달 28일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재산이 없으면 어떻게 골프를 치느냐"고 묻는 판사의 질문에 "정치자금으로 다 쓰고 지금은 한푼도 없다. 인연있는 사람들과 아들이 도와줘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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