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이 이에 반박하는 칼럼을 통해 윌슨 대사의 부인 플레임이 CIA 비밀요원임을 폭로한다. 문제는 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고의적으로 누설하는 건 미 연방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취재원(정보 누설자) 공개를 거부한 뉴욕 타임스의 밀러 기자는 법정 모독죄로 구속 수감된다.
부시의 두뇌, 설계사(the architect)란 별명으로 통하는 백악관 부비서실장 칼 로브도 이 사건으로 휘청거렸다. 그가 바로 언론에 정보를 흘린 '몸통'이라는 의혹이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 드러나면서다. 더구나 딕 체니 부통령 등 공화당 핵심 간부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문은 연일 커지고 있다.
파문의 핵심에 서 있는 칼 로브는 어떤 인물일까. 미국의 정계는 어떤 역학 관계 속에서 움직이고 있을까. EBS는 27일 오후 10시 '2005 미 정가 최고 의혹의 실체, 칼 로브와 리크 게이트'(사진)를 방영한다. 최근 PBS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미 정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전에서 부시는 재선에 성공한다. 그의 성공 뒤에는 최고의 정치 전략가 칼 로브가 있었다. 그는 2000년과 2004년 연이어 부시를 당선시킨다. 그는 철저한 여론조사와 핵심 지지층의 결집 유도, 흑색 선전에 가까운 공격적 선거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낸다.
'부시의 두뇌'를 쓴 웨인 슬래터는 칼 로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칼 로브식 선거운동은 한 마디로 막말 정치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건 그의 대리인이나 익명의 단체, 소문, 우편 홍보물 등이었다. 겉으로만 보면 로브는 직접 관련이 없었지만, 흑색 선전으로 그가 미는 후보는 언제나 이득을 봤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