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영애등 수많은 스타가 최형인에게 달려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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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시 최형인답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미국에서 연극 공부를 하고 돌아온 때였다. 그녀가 연극무대와 한양대 강단에 서면서 연기자로, 연출자로, 그리고 대학교수로 활동하는 모습을 한사람의 팬과 관객으로 지켜보면서 한국 연극계의 큰 자산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고 그후로도 오랫동안 그녀가 참여한 연극을 지켜보면서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대중문화쪽 취재를 맡으면서 연예기획사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최형인의 이름을 듣는다. 연극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기획사 사람들은 부탁을 한다. 자신의 소속사 연기자들의 연기 지도를 최형인 교수에게 받게 해달라고. 조용히 답한다. 한사람의 팬인 관객과 연기자, 연출자로서의 관계라며 부탁을 거절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가 지금 연기자 유오성이 8년만의 연극무대로 돌아와 시선을 끌고 있는 연극 '테이프'의 연출을 맡아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올릴 '테이프'에 대한 기자 공개 리허설을 가졌다. 후배기자가 연극 출연하는 유오성 인터뷰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해 한가지 더 부탁을 했다. 바로 이 연극의 연출자인 최형인교수의 인터뷰도 함께 해오라는 지시와 함께 몇가지 인터뷰 질문항목을 적어줬다. 후배기자는 다녀와 최교수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대해 탄복을 하며 그녀의 답변을 기사와 이야기로 전달했다. 최 형인은 늘 바쁘다. 연극일로. 창단 13년을 맞은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대표이자,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연극 연출가로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연극인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지난 20년 동안 유오성, 설경구, 권해효, 박광정, 이문식, 이영애, 장동건, 이정재 등의 스타 배우들이 최 교수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최지우에게 꼭 최교수의 과목을 수강신청하라는 말을 건넨적이 있다. 최지우는 "교수님은 연기를 하고 있는데다 워낙 이론적 베이스가 강하기때문에 너무 배울 것이 많아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요"라며 최교수와의 만남에 의미부여를 했다. 후배기자는 최교수를 가르켜 "유난히 '진짜' 배우의 미덕과 배우의 존재 가치에 대해 남다른 지론과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적확한 지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녀는 후배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연기자들이 새겨 들을 조언을 많이 했다. 최근 가수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지닌 연기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일부 연기력 부족의 연기자들로 드라마나 영화의 완성도의 저하를 가져오는 것에 대해 "연기자는 다른 사람의 삶을 흉내내야 한다. 약간의 연기수업 공부는 글쓰기에서 그저 '띄어쓰기'정도만 익힌 것과 같다. '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함정이다. 자신이 까발려진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연기에 생명을 걸어야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구체적으로 최근 가수들이 TV드라마나 영화 등에 출연하는 현상에 대해 "자장면을 잘 만들면 우동도 잘 만들게 돼있다. 밀가루를 기본적으로 잘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가 연기자로 데뷔해 연기를 잘 하지 못 한다면 그 기본적 재능을 좀 더 연마해야 한다고 본다"고 최교수는 원칙론적 입장을 견지했지만 이 말에는 중요한 부분이 숨겨져 있다. 최근 노래도 못하면서 거대기획사의 마케팅만으로 스타가수 반열에 올랐다가 인기와 수입창출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연기의 영역까지 진출하는 연예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장면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우동도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최근 연기지도를 한 스타는 이영애, 이정재, 김효진이라고 했다. 최교수는 "최근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한 배우 이영애를 전작 '공동경비구역JSA' 시절부터 사사했다. 기본적인 연기력과 표현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개봉을 앞둔 영화 '태풍'의 이정재에게도 많은 조언을 했다. 역시 연기의 기초에 대해 충실히 조언했다. (한양대)학교 학부소속학생인 김효진에게도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고 말했다. 그녀의 연극과 연기, 연출에 대한 열정을 한사람의 관객으로 먼발치에서 느끼고, 기자로서 그녀에 대해 취재를 하면서, 그리고 그녀에 대한 후배 기자들의 글을 데스크보면서 왜 수많은 스타들이 그녀에게 연기지도를 받기위해 달려가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연기에, 연극에 모든 것을 걸기때문일 것이다. [이 시대의 명실상부한 스타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한양대 최형인 교수=김민성기자song4u@mydaily.co.kr]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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