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탤런트, 중견체제에 반발|TV 연기자 협회, 차기 회장 선임 놓고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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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TV 연기자협회(회장 이낙훈)가 임시총회를 하루 앞두고 다음 회장 선임에 진통을 겪고 있다.
회장자리를 2회 연임한 이낙훈 씨는 협회정관이 3회 연임을 금지하고 있어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면 자동적으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최근 탤런트들의 출연료 인상과 협회 활성화 등 이 문제점으로 부상하자 이씨는 16일 임시총회를 열어 정기총회 소집 일을 9월로 규정한 정관을 6월 개회로 개 정하자는 것. 그래서 이번 임시총회는 정관을 고치고 곧바로 정기총회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씨의 후임이다. 일부 소장파 탤런트들이 중견 탤런트들의 계속 집권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회원들도 현 집행부가『금년 출연료 인상과 등급조정 문제에 너무 미온적이었다』『회원권익증진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라고 비판하며 소장과 탤런트들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소장파들이 밀고 나온 차기 회장 후임자가 바로 현재 KBS극회 회장인 이성웅 씨(43).
이성웅 씨도 이러한 소장파들의 주장을 받아들여『만일 회장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탤런트들의 권익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중진 탤런트들의 견해는 다르다.
한결같이 그들은『패기도 좋지만 민방시절의 꿈에 젖어 공영방송체제로 바뀐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오현경 씨를 밀고 있다.
특히 현 회장 이낙훈 씨는『일부 동료들이 민방시절처럼 대폭적인 출연료 인상을 주장하지만 각 분야가 모두 9%선에서 억제하고 있는 지금 그것은 지나친 요구다. 다른 분야와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씨는 금년부터 모든 탤런트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 것도 현 집행부인데『회원권익 옹호에 무관심했다』는 일부 주장은 지나치다 고 반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KBS의 김성원 백일섭 주 현 박규식 등과 MBC의 조경환 전 운 김기일 등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이성웅 씨는 현 집행부의 활동을 이렇게 비판하고 나섰다.
『매년 4월이면 조정되던 출연료가 6월이 다 가는데도 아직 담보상태에 있다. 이 문제만은 협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탤런트들의 의사를 강력히 반영했어야 옳았다. 5백 명이 넘는 탤런트들을 거느리는 단체의 집행부가 꿀 먹은 벙어리 노릇만 해서야 되겠는가.』
이토록 소장파와 중견급들이 협회장 후임문제를 놓고 대립하자 일부에서는 대화를 통해 단일 후보를 내세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오현경씨도 단일후보가 아니면 응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상태.
현재로는 MBC 탤런트 실(1백54명)과 KBS극회(3백74 명)가 대부분 이성웅 씨를 지지하고 있으나 오현경 씨가 협회 창설멤버임을 내세우는 원로들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아 16일의 회장선출회의는 전에 없는 열기를 뿜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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