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중유제공… EU "자금 대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럽연합(EU) 의회는 대북 중유 제공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으며, EU가 앞으로 북핵 회담에도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EU의회 대표단이 15일 밝혔다. 또 북한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가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9~14일 북한을 방문한 뒤 14일 방한한 EU대표단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된 것을 환영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EU도 적극 기여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북 중유 제공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대북 중유 제공 문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제4차 6자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EU가 자금 지원에 동참할 경우 협상이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중대 제안, 즉 대북 직접 전력 송신 계획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만큼 대북 중유 제공에 따른 부담은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아직 뚜렷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한국 정부도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글린 포드(영국)의원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이 WTO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북한이 WTO 옵서버 자격을 얻기 위해 WTO 사무국과 접촉 중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바 있는 그는 "이는 김광린 북한 국가개혁위원회 위원장에게서 직접 들은 얘기"라고 설명했다.

WTO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WTO의 각종 시장경제 규범에 맞게 북한의 사회.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WTO 옵서버 자격은 WTO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가 가입을 정식 승인받기 전에 임시로 얻는 것으로, WTO 가입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얻을 수 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