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v6-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 '세계 표준' SW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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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히타치(日立).시스코시스템스 등 일본과 미국의 5개 통신장비업체는 2일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IPv6)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IPv6는 현재의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4보다 훨씬 개선된 주소체계로, IPv4로는 43억개의 인터넷 주소 할당이 가능하지만 IPv6체계에서는 주소 할당이 무한대로 가능하다.

이에 따라 컴퓨터뿐 아니라 휴대전화.가전제품 등에도 인터넷 주소를 줄 수 있게 돼 이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다.

공동 개발에 참여한 업체는 히타치.NEC.후지쓰 등 일본 업체 세곳과 시스코시스템스.주니퍼 네트워크 등 미국 업체 두곳이다.

이들은 이르면 올 여름부터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을 시판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에 개발된 소프트웨어가 사실상 세계 표준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가 널리 보급될 경우 통신회사 등은 라우터의 기종에 구애받지 않고 낮은 비용으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들도 기존 PC나 인터넷 가전제품을 통해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에 공동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내년부터 TV.냉장고 등 인터넷 가전제품의 판매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업체들이 이번 개발을 주도한 만큼 그동안 다소 뒤처졌던 인터넷 분야에서 일본이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보도했다.

또한 현재 전세계적으로 8백만대 정도 보급돼 있는 기업용 라우터도 이번에 개발된 세계표준 규격에 맞춰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돼 통신 장비업체들의 판매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라우터란=데이터를 읽어서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인터넷의 핵심 장비로 지금까지는 제조업체마다 라우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가 달라 접속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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