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게 된 3천만불 신용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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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신제강의 도산으로 해외 바이어로부터 받아 놓은 3천만 달러의 수출신용장이 허공에 뜨게 됐다. 상공부에 따르면 일신 측이 수출주문을 받아놓은 물량은 철근·강관·석도강판 등 3천만 달러 어치로 이중 1천8백만 달러 어치는 일신이 직수출키로 한 것이고 1천2백만 달러어치는 삼성물산·대우·효성물산·해태상사·코오롱·국제상사 등 6개상사가 수출주문을 받아 일신에 준 것이다. ·
이 수출 물량은 대부분 5월부터 7월까지 선적키로 되어 있으나 일신 도산으로 수출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상공부는 철강제품의 선적불능으로 인한 대외 공신력의 저하를 막기 위해 다른 회사에서 대신 생산, 수출 해 주도록 종용하고 있으나 포철·연합철강 등 다른 철강메이커들은 자체 생산 계획과 원자재 확보문제 때문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상공부는 지난24일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관계상사·철강업계 대표들과 긴급회합을 가졌으나 결론을 못내 계속 절충키로 했다.
상공부는 철강협회로 하여금 철강메이커들에 수출물량을 나누어 떠 맡겨 대리 수출케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일신은 다른 철강메이커들보다 수출단가를 싸게 받아 놓았기 때문에 다른 철강메이커들로 대리 생산·수출하는데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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