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규 선발 첫 승 '나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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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임동규가 누구지?"

프로야구 삼성의 선동열 감독이 13일 현대와의 제주경기에 선발투수로 임동규(26.사진)를 예고하자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이런 질문이 오갔다. 구단이 내놓은 선수 소개 책자에도 생년월일과 경력, 연봉 등만 간단하게 적혀 있는 임동규다. 출전 경력도 지난해 까지 12경기, 올시즌에야 11경기에 투입됐다. 하지만 대부분 승부가 난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르다보니 승도 패도 없던 무명선수였다.

프로 3년차 중고 신인 임동규가 첫승의 감격을 누렸다. 임동규는 제주 오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 동안 6피안타 1자책점으로 호투해 팀의 승리투수가 됐다. 임동규는 지난 1일(현대)과 9일(두산) 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그러나 두번 모두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됐다. 세번만에 얻어낸 값진 기회였다. 1m85㎝, 97㎏의 좋은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안경을 쓴 학자풍의 그는 이날 최고구속이 140㎞로 빠르지는 않지만 코너를 찌르는 정확한 제구력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현대타선을 꽁꽁 묶었다. 볼넷은 하나도 주지 않는 완벽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3년 삼성에 입단한 임동규는 지난해 2군에서 6승6패를 기록했다. 양일환.김현욱.전종화 코치로부터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배우면서 급성장했다.

삼성 타선은 1회부터 폭발해 처음 선발 마운드를 밟은 후배를 지원했다. 심정수는 1회 초 135m짜리 석점홈런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은 5회에도 5안타를 모아 한꺼번에 넉점을 추가했다. 심정수는 6회 초에 투런홈런을 뿜어내 임동규의 첫승 축포를 추가했다. 시즌 17, 18호 아치를 그린 심정수는 홈런 더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10-3으로 대승했다.

임동규는 "처음 선발 예고됐을 때 잠을 못이뤘다. 하지만 어제는 괜찮았다. 팀이 1위를 달리는데 1승을 보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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