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되젖힘의 맥을 깜박 … 백 수습 무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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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6강 토너먼트> ○·김지석 9단 ●·루이나이웨이 9단

제7보(48~56)=실수(失手)하면 불리한 게 바둑. 그런데 재밌는 것은 같은 실수라도 흑과 백에게 미치는 여파는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착수 교대의 원칙 때문인데 같은 ‘0’점짜리 실수라도 여파는 크게 다르다. 백은 초반에 실수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흑은 그렇지 않다. 극단적인 예는 초반 1~4수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백이 백2나 백4로 귀를 점거하지 않고 ‘0’점짜리 1선에 둔다면 흑은 귀를 세 개 얻을 수 있다. 백은 단 하나에 그친다. 귀의 점거율이 3대1이 되니 승부는 더 이상 볼 것이 없다. 하지만 흑이 흑1이나 흑3을 ‘0’점짜리에 둔다면 그래도 흑은 귀를 두 개 점할 수 있다. 2대2가 되는 것이다.

초반 50수까지는 이런 이치가 적용된다. 오늘의 결론부터 보자. 지난 6보에서 흑은 실수했는데 오늘 또 한 번 크게 실수했다. 이래 가지고야 승부가 될까.

48에 49는 절대다. 안 두면 ‘참고도1’ 1 장문이 기다린다. 무조건 잡힌다. 54까지 중앙 백이 안정했다. 이제 흑은 하변 백의 공격에 승부를 걸어야 할 판. 

55가 패착에 해당되는 실수였다. ‘참고도2’ 1이 맥점으로 공격의 급소였다. 다음 a와 b를 맞본다. 

실전은 ‘참고도2’와 전혀 달랐다. 56 젖히니 백의 모양에 탄력이 한껏 붙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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