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에서 라틴계 지지가 공화당 대승 이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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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간선거에서 라틴계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이 공화당 압승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즈(NYT)는 5일(현지시간) 2010년 중간선거에서 65%였던 라틴계 투표자의 민주당 지지율이 이번에는 57%로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23%에서 28%로 올랐다. 미국 유권자의 8%를 차지하는 라틴계 유권자의 이같은 변화는 1~2%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경합 지역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스윙주(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 승리하는 곳)로 꼽히는 콜로라도의 경우 공화당 당선자인 코리 가드너는 껄끄러운 이민법 관련 언급을 삼가는 대신 더 많은 일자리와 규제완화를 내세워 유권자의 14%인 라틴계 유권자를 공략했다. 텍사스와 조지아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이 45% 정도의 지지도를 이끌어냈다. 2012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71%의 몰표를 줬던 캔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인 샘 브라운백이 1%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선거전략의 실패와 라틴계 유권자들의 중도보수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NYT는 "무당파라고 응답한 라틴계 유권자들의 비중이 2012년 23%에서 올해는 35%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아르투로 바르가스 미국라티노협회 사무국장은 "라틴계 유권자의 45%가 '이민법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답했는데도 민주당은 (백인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해) 이 문제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라틴계 정치그룹인 리브레이니셔티브의 다니엘 가르자 사무국장은 "전국적으로 라틴계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는 공화당이 이민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kcwsss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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