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초 남기고 박진숙 중거리 슛 꽂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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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경=신성순 특파원】경기종료 16초 전 박진숙의 중거리 슛이 링을 꿰뚫어 4천만의 낭자군이 10억을 대표한 장신의 중공을 극적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3일 이곳「요요기」(대대목)체육관에서 벌어진 제9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ABC)결승리그 이틀째 사실상 결승전인 숙적 중공과의 경기에서 시종 고전 끝에 65-6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쾌조의 3연승으로 3연패 문턱에 올라섰다.
한국은 4일 싱가포르, 5일 주최국 일본과 최종전을 갖는다.
한국은 박찬숙 김화순 박진숙 홍영순 홍혜란을, 중공은 송효파(⑦번) 구신(⑧) 수려연 (⑩) 세려청(⑫) 유청(⑭)등을 각각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경기종로 2분을 남기고 62-62로 타이를 이루었을 때였다. 한국은 중공의 스타플레이어인 송효파에게 슛을 허용, 64-62로 뒤졌으나 박찬숙이 1분14초를 남기고 자유 투를 얻어 한개만 성공시켜 64-63으로 1점을 뒤진채 공격권을 내주었다.
그러나 중공은 공격중 한국 골 밑에서 자이언트 진월방(2m20cm으로 추정)이 라인을 밟아 한국은 운좋게 다시 마지막 공격권을 잡았다. 이때가 경기종료41초를 남겼을 때. 한국은 이 결정적 승패의 갈림길에서 딜레이플레이(지공)를 전개, 27초를 보낸 뒤 16초를 남기고 박진숙이 자유투라인 근처에서 슛한 것이 그대로 링에 적중해 결승골을 울린 것이다.
중공은 타임업 직전 진월방 등이 두차례 골밑슛을 시도했으나 불발로 끝났다.
이날 한국은 평균신장이 6cm나 큰 중공의 장신에 눌려 초반 외곽 슛만 난사하다 고전, 전반7분께 18-10으로 크게 뒤지는 등 열세에 몰렸었다.
한국은 이후 컴퓨터 가드 박양계와 함께 1m84cm의 권명희를 기용, 박찬숙과 더블포스트로 내세워 리바운드 싸움에 가세시키면서 활기를 찾아 10분께 박양계의 연속 슛으로 20-20으로 첫 타이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은 중공의 속공과 골밑슛에 눌려 전반을 38-37로 뒤진채 끝냈다.
한국은 후반시작과 함께 권명희의 골밑슛으로 39-38로 역전시키면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한국은 11분께 57-52로 앞서는 등 여유를 보였으나 이때 권명희가 5반칙으로 퇴장하면서 난조의 늪에 빠지기 시작, 5분동안 한 골도 못넣은 채 58-57로 다시 역전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박찬숙의 자유 투로 겨우 58-58로 타이를 이룬 한국은 결국 격전 끝에 역전승의 감격을 누린 것이다.
이날 박찬숙과 박진숙은 각각 16득점, 김화순12점, 권명희8점, 박양계7점, 홍영순이 6점씩을 기록했다.
또 중공의 송효파는 양팀 최고득점인 19점을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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