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총소리 때문에 수업이 안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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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소리 때문에 공부하기 힘들어요."

인천시 서구 불로동 목향초등학교와 불로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인근에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의 총소리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들에 따르면 학교에서 300여m 떨어진 경기도 김포시 소재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사격 훈련 때문에 여름철에도 창문을 닫고 수업을 해야 하며 특히 예비군 훈련이 잦은 3~11월 오전 11~12시와 오후 2~3시에는 총성이 끊이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최근 관할 구청과 인천시 교육청에 사격장 소음 피해를 하루빨리 해결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학부모들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자녀들의 등교거부 운동까지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정현숙(36.여)씨는 "교사들과 함께 3년째 소음 피해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목향초.불로중학교에는 각각 1200여 명과 94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으며 학교 인근에 e-편한세상.월드아파트 등 3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불로중 윤모(15.3년)군은 "총소리 때문에 선생님 말을 제대로 듣기 힘들다"며 "난청 증세로 병원 치료까지 받은 학생도 있다"고 주장했다.

교사들도 "아이들이 하루 두 시간여씩 들리는 총소리 때문에 수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사격장이 먼저 생긴 뒤 학교가 들어섰다 하더라도 최소한 방음벽 설치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비군 훈련장측은 "지금까지 소음으로 인한 민원을 직접 받아본 적이 없다"며 "학생들이 소음 피해를 입고 있다면 사격 시간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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