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 예고한 날 떠난 29세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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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의사가 처방해준 약물을 복용해 안락사 한 브리트니 메이너드의 생전 모습. [AP=뉴시스]

존엄사를 예고했던 미국의 말기 뇌종양 환자 브리트니 메이너드가 1일(현지시간) 의사가 처방해준 약물을 복용해 안락사했다. 그녀가 설립한 존엄사 옹호 시민단체 ‘연민과 선택(Compassion & Choices)’은 3일 “메이너드가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29세인 메이너드는 지난 4월 뇌종양 진단과 함께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지난해 결혼한 남편 댄 디아즈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던 그녀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담한 최후를 맞기 위해 존엄사를 허용하는 오리건주로 이사했다. 199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존엄사법을 제정한 오리건주는 시한부 환자가 의사가 처방해준 약물을 스스로 복용해 사망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남편의 생일 이틀 뒤인 지난 1일을 자신의 죽음 예정일로 지정했다. 이후 존엄사법 확대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메이너드의 영상은 지금까지 조회수 96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예정일을 하루 앞둔 지난 달 31일 올린 동영상에서는 “지금은 몸 상태가 괜찮아서 아직 떠날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내가 눈을 감을 날이) 곧 올 것”이라며 자신의 존엄사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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