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씽~' 승용차는 '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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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상습 차량정체 지역인 서울 망우.왕산로에 3일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됐다. 또 청량리역 앞에는 지하철과 버스를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환승센터가 3일 문을 열었다. 시행 이틀째인 4일 두 곳을 이용해본 결과, 버스는 비교적 원활하게 소통됐지만 차량 엉킴 현상이 우려되는 데다 환승 불편 등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 차량 엉킨 중앙버스전용차로=8.2km 길이의 망우.왕산로에서 중앙차로가 개통된 곳은 망우역~청량리 4.8km 구간이다. 이 가운데 청량리역에서 위생병원 앞까지 1.6km 구간의 시외방면만은 중앙전용차로 대신 가로변 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 나머지 청량리~동대문 3.4km 구간은 하반기에 개통된다. 이 구간을 왕복한 결과 버스 속도는 이전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72번 버스기사 최지묵(61)씨는 "청량리에서 망우리까지 평소 30~40분 걸렸으나 오늘은 최고 15분까지 단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차로를 운행한 차량은 속도를 거의 내지 못했다. 택시기사 이상호(60)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 구간에서는 시속 7~8㎞ 거북이걸음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차로를 이용하는 지선버스가 적지 않아 편도 3개 차로 가운데 실제로 승용차가 달릴 수 있는 것은 한 개뿐"이라고 지적했다.

위생병원 근처에선 차량 엉킴 현상이 수시로 나타났다. 청량리역에서 위생병원 앞까지 시외방면 1.6km 구간에선 중앙전용차로 대신 가로변 전용차로제가 시행됐다가 위생병원 앞에서 망우역까지 다시 중앙차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 환승센터 이용 쉽지않아=청량리 시외방면 환승주차장은 환승장이 세 곳으로 나뉘어져 있어 자기가 타야 할 버스 번호를 모르는 시민은 어느 환승장에 타야 할 버스가 서는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환승장을 다니면서 해당 버스가 있는지, 어떤 번호가 가는지를 일일이 찾아야 한다.

청량리역에서 이날 처음 버스를 타려던 김기범(38)씨는 "휘경동으로 가는 버스를 찾기 위해 20여개 되는 버스 노선도를 하나하나 살펴볼 수밖에 없었는 데다 노선도가 지나치게 간략하게 그려져 있어 찾기 힘들었다"며 "버스가 어떤 식으로 1~3번 환승장에 분배됐는지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몇 번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도 한 곳에서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승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환승장 세 곳에 다니며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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