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장단|오덕훈<경북 상주군 외서면 봉강2리 92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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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두껍아 집 지어라
황새야 물이어라」
모래 터 조막주먹 다독이는 장단에
냇가엔 새 동네 하나 꿈을 꾸고 살았어요.

「동글동글 목과야
아무따나 커거라」
연지 볼 백발이 된 할미꽃 꽃술 모아
네 치장 내 해 주마고 달래달래 빚었어요.

「네 집에 불났다
네 집에 불났다」
찔레 숲 도랑 섶에 또아리 튼 뱀을 쫓아
봄기운 목청 돋우며 노래불러 보냈어요.

「동무 동무 씨 동무
보리가 나도록 씨 동무」
고 또래 어깨를 재며 골목길을 나서면
큰 골산 하얀 구름이 솔솔 피어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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