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 수용시설 대폭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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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이 체포한 저항세력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확장에 나섰다. 4월 말 이라크 과도정부가 출범했지만 거세지는 저항으로 안보 관련 사범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라크에서 안보사범은 미군이, 일반사범은 이라크 내무부가 담당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26일 "새로운 수용소를 짓고 기존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5000만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은 이날 "현재 이라크 내 미군의 안보사범 수용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수감시설을 두 배로 확대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변인이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내 미군이 구금 중인 저항세력의 수는 1만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가깝다. 과도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소탕작전으로 수감자 수가 20% 이상 증가했다.

미군 당국은 이번 사업을 통해 수용능력을 1만6000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사업은 이라크 북서부 쿠르드자치지역 내에 위치한 술라이마니야시(市) 인근의 '수스 요새'를 수용시설로 전환하는 공사다.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 러시아가 건설해준 군 요새를 9월까지 수용소로 바꿔 약 2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후세인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바그다드 인근 캠프 크로퍼에도 2000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시설이 들어선다. 수감자 학대로 유명한 아부 그라이브도 추가 시설을 건설 중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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