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원유 찾는 세계최대 설비…삼성중공업서 따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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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의 유전 개발 업체인 이스턴드릴링에서 원유 시추설비 2기를 9억3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27일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설비는 2007년 10월 이스턴드릴링사에 인도돼 2008년부터 북해지역의 심해 원유 시추에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에 설계와 자재 구매 및 제작.설치.시운전 등 프로젝트 전체를 일괄 수주했다. 예전에는 시추 설비 본체만 국내에서 만들고 핵심 기술인 드릴링 설비 제작과 설치는 유럽 지역의 조선소가 맡는 게 관행이었다. 중량이 3만t에 달하는 이 설비는 바다 위에 설치돼 12㎞ 깊이 바닷속의 원유 매장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

또 동급 설비 중 가장 빠른 8노트의 속도(시속 약 15㎞)로 이동이 가능하다. 영하 20도의 극저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철골 용접기술이 적용된다. 원유 시추 설비는 앞으로 국내 중공업계의 전략 수출 품목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유 값이 치솟으면서 전 세계 원유 시추 설비의 가동률은 지난해 초 81%였으나 올 연말 90%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대형 석유업체들이 최근 멕시코만이나 북해지역에서 원유 개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시추 설비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마케팅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에 담수 설비를 수출했다. 리비아 중앙전력회사가 발주한 벵가지 담수 설비를 완성해 27일 출하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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