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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녹황색 야채엔 약하다|왜 일어나며 어떤 음식이 좋은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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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혈압과 소금섭취와의 관계가 세계적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고혈압은 우리 나라 성인들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등장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를 비롯한 일본 등 일부 동남아지역은 서구에 비해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편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연세대 의대 김일순교수(예방의학)팀이 80년 경기도 강화군의30∼50세 되는 주민 1백10명(남녀각각55명)을 대상으로 염분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하루평균 18g를 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들의 소변을 24시간 동안 받아 측정한 이 염분 섭취량은 한국인의 하루평균 추정 섭취량으로 알려진 22g보다는 다소 적은 것.
이들 주민들의 하루 섭취량 분포는 8∼40g이다.
이는 미국의5∼10g, 일본의10g에 비해서는 2∼3배나 되는 양이다.
김교수는 의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염분 섭취량은 4g이나 우리는 이보다 5배 이상이나 되는 소금을 섭취하고 있어 이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습관적으로 염분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은 채소·고기 등 자연식품속에 이미 들어있는 염분만으로도 인체에 필요한 나트륨은 섭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나라는 생활이 어려웠던 옛날부터 새우젓·조개젓·절인 생선·장아찌 등 짠 반찬을 밥과 함께 먹는 습관 때문에 소금을 많이 섭취하게 된 것 같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현재의 식사습관을 갑자기 고치기는 어렵더라도 현재의 소금 섭취량을 최소 절반정도 (10g)로 줄이는 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동물실험결과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이 붓고 파손되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염분의 과다섭취는 고혈압 발생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이 짜다는 자체보다는 식염 속의 나트륨이 고혈압과 관계가 있다. 혈관 내의 벽에 나트륨의 량이 많아지면 신경을 자극해서 혈관을 수축하고 따라서 혈압이 높아진다.
칼륨은 이와 반대로 근육을 확장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동물실험결과 밝혀졌다.
따라서 칼륨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혈관이 확장, 혈압을 내리는 작용을 한다는 것. 칼륨이 풍부한 식품은 녹황색 야채 및 과일로 열을 가한 것보다는 신선한 쪽이 좋다.
염분은 조미를 위해 음식에 따로 치는 것 말고도 된장·간장·생선묵·명란젓·햄·소시지·케첩·소스 그 밖의 가공식품 등에 함유돼 있으므로 권장량만의 염분을 섭취하는 것은 실제로 대단히 어렵다.
염분이 들어있는 가공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아도 하루 섭취하는 자연식품속에는 평균 2g이상의 염분이 들어있다. 따라서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염분량은 하루8g이하가 된다.
음식1백g당 염분의 양은 간장과 김장김치에 25g, 된장에15g, 고추장에 10g이며 소금을 치지 않은 설렁탕도 보통 1인분에0·75g, 자장면에 5g이 들어 있는 것으로 검출됐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극히 적은 양의 염분을 섭취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정도의 고혈압환자가 먹을 수 있는 하루의 식단으로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아침=▲토스트1백g ▲치즈10g ▲우유1백80g ▲다시마20g ▲표고버섯5g ▲달걀50g(반숙1개) ▲기름(식물성)3g
◇점심= ▲쌀·보리 혼식 밥2백g ▲고등어50g ▲두부찌개(두부80g·파10g·참기름10g)
◇저녁=▲쌀·보리 혼식 밥2백g ▲미역무침(미역20g·식초소량) ▲시금치30g ▲생선회(넙치회50g 무우20g) ▲귤1백g
고혈압에 좋은 음식은 표고버섯·메밀·김·미역·들깨·귤·양배추·오이·당근·연근·우엉·샐러리·시금치·토마토·은행·인삼 등.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질은 염분의 과다 섭취습관 외에도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부모나 조부모 중에 고혈압환자가 있으면 고혈압을 일으키는 중요요소가 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하고 있다.
성격적으로 ▲지기를 싫어하는 것 ▲안절부절 하면서 조바심치는 것 ▲화를 잘 내는 것도 고혈압을 일으키기 쉽다. ▲잠을 잘 잘 수 없어 아침에 일어나서 언제나 수면부족을 느끼는 것 ▲얼굴이 항상 붉은 사람 ▲변비가 심한 사람 ▲확연하게 비만한 사람 ▲운동부족을 느끼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또 ▲하루에 담배1갑 이상을 피우는 사람 ▲매일 2홉 이상(청주)의 술을 마시는 사람 ▲두통이나 머리가 무거운 느낌을 받는 것 ▲귀 울림이 있는 것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심하게 숨찬 증세가 있을 때도 고혈압을 의심하거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혈압은 또 흥분·공포·불안·운동 등의 영향을 받으므로 한 두 번 잰 혈압의 수치만으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때문에 평소에 혈압을 자주 잼으로써 자신의 혈압 치를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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