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근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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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근로자는 국민경제발전의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나와 나의 가족, 나의 기업의 번영에 이바지하고 나아가서는 국민경제를 살찌게 하고있는 것이다.
특히 제37회 근로자의 날을 맞으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도 근로자들이 앞장서서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격심한 인플레이션의 진행에 상응하여 무모할이만큼 임금인상을 주장해 오던 지난날의 타성에서 벗어나 임금인상자제로 물가도 안정시키고 경기침체도 극복하자는 자각과 결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대폭적인 임금인상의 반복이 결코 인폴레이션에의 대항책이 될수가 없으며 실질임금의 보장도 기할 수 없다는 현상을 깨닫고 10%의 내의 임금인상을 참아내면서 기업의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직면하여 경영상태가 악화한 기업을 근로자 스스로가 살리자고 나서고 있는 보람찬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외 근무수당까지도 반납하고 기업의 회생에 노력하기도 한다.
기업은 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터전이며 기업은 나의 것이라는 소박한 근로의식이 꽃피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현대적인 기업형태는 서구에서 들여왔으되 그 노사관계나 직업관에는 동양적인 윤리관이 독특하게 가미되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우리 근로자의 의식조사를 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응답이 『사람대접을 해주는 직장이 가장 좋은 직장』이라는 것이다.
기업도 사람이 모여서 운용하는 것이고 보면 인간가족의 분위기가 무엇보다도 앞서야 한다는 건실한 생각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근로환경은 남다른 것이 있다.
즉, 별다른 계약없이도 종신고용제의 성격이 자리잡아 기업과 근로자의 일체감, 가족의식이 저절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가장 부지런한 국민이라는 말을 듣고있다.
ILO(국제노동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70∼79년 평균 한국인의 주당 노동시간은 50.5시간으로 미국의 35.6시간, 일본의 40.7시간은 물론 경쟁국인 싱가포르의 48.4시간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기술·자원등 모든 면에서 뒤떨어져 있는 우리는 오로지 땀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앞으로 주휴 2일제, 근로시간의 단축같은 근로의 질이 중요시 될때가 올 것이다.
그런데 근로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은 누가 하는가.
바로 근로자 자신이 한다.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그에 따른 기술, 기능축적은 근로자 생활향상의 원동력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다.
상품을, 서비스를 생산하면서 근로자의 정성이 담길 때, 국내외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제 견실한 경제성장의 기초가 되는 물가안정이 우리 모두의 협력으로 기반을 굳혀가고있다.
기업과 근로자는 한 마음이 되어 좋은 상품을 값싸게 내놓는데 힘을 기울여야할 때다.
올해의 근로자의 날은 안정과 성장을 함께 달성하는 뜻깊은 날이 되도룩 다짐하는 날이 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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