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세계〉일본젊은이들에 인기 『시뮬레이션·게임』|전쟁 도상작전을 게임으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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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의 중·고·대학생들 사이에 최근 「시뮬레이션게임」이라는 실내오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시뮬레이션이란 말은 영어의 Simulation, 즉 모방을 뜻하며 시뮬레이션 게임은 실제에 가까운 상황을 재현시킨 게임이란 뜻이다. 전쟁영화를 보면 부대 지휘관·참모들이 지도 위에 부대나 진지를 표시하는 푯말을 늘어놓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작전을 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뮬레이션게임은 이같은 도상작전을 게임으로 개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노르망디상륙작전 게임은 노르망디를 중심한 유럽지도가 놀이판이 되며 연합군과 독일군의 병력을 표시하는 말(구)로 승패를 다투게 된다.
지도에는 6각형의 눈금이 그려져 있고 각 말에는 l944년 노르망디상륙작전때의 양측 병력을 바탕으로 각 부대의 병과·병력, 그리고 그 부대의 공격력·방어력·이동력이 숫자로 표시돼 있다.
부대의 이동은 이동력에 표시된 숫자를 기준으로 6각형의 눈금을 따라 움직이며 양군이 부딪치면 공격력·방어력의 우열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다만 전쟁에는 우연이란 요소도 개재된다는 점을 감안, 공격력·방어력의 비율에 따른 승패가능성을 몇가지 패턴으로 나누어 만들어 놓은 전투결과표를 놓고 주사위를 던져 결과를 판정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령관이 되어 작전계획을 세우고 병사력을 움직이는데 2명이상이 편을 나누어 게임을 하게 된다.
한편이 2명이상일때는 지역전투를 분담하거나 작전을 상의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의 판단과 우연이 작용하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라도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데 게임의 재미가 있다. 노르망디상륙작전에서 독일군이 연합군을 격퇴할 수도 있고 워털루전투에서 「나폴레옹」이 「웰링턴」군을 격파하기도 한다.
노르망디상륙작전은 한 예이고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그 내용에 따라 전쟁게임·스포츠게임·비즈니스게임·조난을 당해 살아 나오는 것을 가정한 서바이벌게임등 여러 종류가 있다. 지금까지 나온 게임의 종류는 대략 1백30여종에 달한다.
비즈니스게임은 공장의 생산력·제품가격·수요·환율등을 상정, 그 상황아래서 실제 경영을 하는 것이 게임 내용이며 흑자를 내느냐 적자를 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게임에는 10단계의 난역도가 있어 같은 전쟁게임이라도 식량보급, 기상상황까지 가미되는 복잡한 것도 있다.
부여되는 상황이나 조건이 많을수록 룰도 복잡해지며 쉬운 게임부티 숙달하지 않으면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기기는 어렵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미국에서 군사작전 훈련용으로 발달되어 1956년부터 상품화되었으며 일본에는 11년전인 7l년 처음 도입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동안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2∼3년전부터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 올 들어 붐을 이루게 된 것.
11년전부터 미국에서 시뮬레이션 게임을 도입, 일본에 보급하고 있는 기야(목옥) 통상(동경중앙구경교1의5)의 「우에다」씨(상전영차)는 『78년까지 연간 1만세트도 안나가던 것이 79년 5만세트, 80년 8만세트, 8l년에는 11만세트를 판매했으며 올해에는 작년의 2배이상이 나갈 추세』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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