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소대 착한사람 많고, 분위기 굉장히 좋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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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에 총 1년간 있었지만 술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규정상 반입 자체가 안된다."

이번에 총기난사 사고가 난 GP에서 전에 복무했던 전역병(22)의 증언이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고부대에서 축구시청 후 음주회식이 있었을거라는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GP에 있었던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원래 GP근무는 3개월 단위로 교대하지만 그는 자원해 이곳에 남았고 그 기간 중(8~11월) 이번 사고로 희생된 상병 전원과 함께 복무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일으킨 김동민 일병은 그가 제대한 뒤 전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GP 복무기간은?

"2003년 5월부터 9월까지 있었던 것을 시작으로 세 번 투입됐다. 마지막으로는 2004년 6월부터 11월까지 자원해서 좀 길게 있었다. GP복무 기간은 총 1년 가량 된다. 이번 사고가 난 부대 소속은 아니고 포병대원으로 파견나갔다."

-부대 분위기는 어땠나?

"세 번 드나들면서 1소대, 2소대와 모두 생활해봤는데 분위기는 이번에 사고가 난 1소대가 굉장히 좋았다. 고참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분위기였고 착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에 희생된 상병들과는?

"당시 난 병장이었고 이들은 일·이병이었다. 박의원 상병은 취사병이었고, 전영철 상병은 운동을 잘했다. 붙임성들이 좋아 금방 친해졌다. (총기로 확인사살까지 당한) 조정웅 씨는 당시 일병이었는데 말수가 적고 수줍음을 잘 타 남 욕하고 괴롭힐 사람 아니었다. 이번 사고는 뉴스를 본 아는 친구가 전화해 줘 알았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던 친구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언어폭력, 고된 GP근무 등등이 사고의 배경이라고들 하는데.

"밖에 나가거나 전화통화를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힘들수도 있지만 그게 사람을 죽일 이유는 안된다. 예전과 달리 군대가 그렇게 구타하는 곳도 아니고. 김일병과 같이 복무하지는 않았지만 보도로는 김일병이 처음부터 군생활을 힘들어한 모양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왜 GP로 올렸는지 의문이다. 언어폭력도, 지금껏 20살 넘게 살면서 욕 한 번 안 들어본 사람이 어딨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면 단순히 언어폭력만으로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거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축구시청 후 회식이나 음주가 있었을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GP에 총 1년간 있었지만 술 마셔본 적 없다. 규정상 술 반입이 절대 안 된다. 축구를 보고 과자를 먹거나 배고파 새벽에 라면을 끓여먹는 건 몰라도 음주는 안된다."

-유독 상병 희생이 많았던 점은 어떻게 생각하나?

"잠자는 자리랑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병장과 일병은 양쪽 끝에서 자니까 중간쯤에 상병이 많았을거다. 수류탄이 터진 것에 비해 희생자가 적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어떻게 터졌는지 모르니 섣불리 말할 수 없다."

-폭음과 총성이 대단했을텐데 초소근무자나 상황병의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GP에서는 폭음이 자주 들린다. 산짐승들이 지뢰를 밟기도 하고. 초소나 상황실에서 소리를 들어도 GP내부인지 외부인지 잘 모를 수 있다. 단순히 폭음과 총성이 있었다고 외부에 보고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GP, GOP 사이에는 민가가 없으니 인근 민가에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을거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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