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원 상병, 수류탄 끌어안고 숨졌다"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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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발생한 GP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서 숨진 박의원(22)상병이 수류탄을 끌어안다시피 한 채 숨져 사상자가 적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 헬기편으로 사고현장을 둘러본 희생자 유족 가운데 박 상병의 고모부 권순산(44)씨의 주장이다.

권씨는 "의원이 시신이 가장 참혹했고 의원이가 자던 침상이 움푹 패어있었다"며 "현장의 군수사관도 '수류탄이 주된 사인인 사망자는 박 상병이 거의 유일하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수류탄이 그의 품안에서 터진 것 같다"고 밝혔다.

권씨는 또 생존한 병사들로부터 '의원이가 수류탄을 감싸지 않았다면 피해가 더 커졌을 것''수류탄이 터진 뒤 박 상병이 그 위에 엎드려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또 이번 사건의 범행동기가 선임병들의 언어폭력 때문이 아니라며 보강수사를 요구해 사건의 실체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연천군 총기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조정웅(22) 상병의 아버지 조두하(50)씨는 "(생존) 장병들을 모두 면담했고 소기의 결과를 얻었다"며 "가해 병사가 언어폭력 때문에 그런 일은 한 것이 아니라는 자료와 증명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 일병의 수양록(일기장)에는 상병들이 괴롭혔다는 내용이 없으며 부대원 면담 결과 상병들이 신참을 아우 돌보듯 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언어폭력 등 따돌림이 원인이라는) 하사관 면담내용과 김 일병의 수양록은 내용상 차이가 많다"는 주장이다.

유족들은 5개항의 요구사항을 발표해 "김 일병은 평소 아무렇게나 농담하다 혼나고 상급자에게 혼잣말로 욕설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왔으며, 군의 발표와 달리 (학교동창이자 입대동기인) 천모 일병도 전혀 예측못한 사고였다고 진술했고, 이미 발표된 상급자의 괴롭힘에 의한 총기사고로 인정할 수 없어 보강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유족들은 사고 당시 상병들이 (피해를 줄이려고) 몸으로 막으려다 사망했기 때문에 이들의 명예 회복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방부가 수사상황을 설명하면서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힐 것과 GP 응급조치 체계 및 내무반 환경 개선, 군 부적응자 대책 수립 등을 함께 요구했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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