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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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프로야구시대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12일로 프로야구 6개구단이 모두 창단을 마치고 시즌 오픈에 대비한 스프링 캠프에서 땀을 흘리고있다.
프로야구의 등장은 한국야구 60년사에 또하나의 새기원을 이룩하는 뜻이 있다.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구기종목가운데 하나인 야구는 그동안 경기수준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의 경지를 벗어나지 못해왔었다.
미·일등의 프로야구를 익히 접해온 팬들에개는 항상 어딘가 모자란다는 갈증을 주어온 것이다.
그것은 팬들에게 봉사하는, 프로와 아마의 현격한 경기운영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기도 했다.
고교·대학야구의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성인야구가 소외당해온 것은 어쩔수 없는 아마야구의 한계에도 연유하고있다.
따라서 기업이라는 구단주의 뒷받침아래 각지방에 본거지를 두고 출발하는 프로야구는 비단 야구에 한하지않고 모든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사랑을 드높인다는 측면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오는 3월27일 첫경기에 들어가 연간 2백40게임을 소화할 프로야구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각별한 것이다.
아마로서는 세계수준에 있는 한국야구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물론 프로야구의 앞날은 반드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선수층이 얇아서 선수스카우트에 애로가 있고 더우기 9월 서울에서 열릴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아마야구선수의 스카우트 제한이 있는 등 선수단구성이 반드시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전용구장문제같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난제도 한 둘이 아니다.
앞으로 5년간 적자를 감수해야한다는 운영상의 제약도 있다.
그럼에도 프로야구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출범하는 것은 국민의 호응을 얻게된다는 자신감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각구단이나 선수들이 더 잘 알고있겠지만 프로야구는 팬들의 애착심 위에서만 존재한다.
프로야구가 프랜차이즈 시스팀을 도입하고 있는것은 향토애와 결부된 팬들의 관심을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했다 해도 프로다운 기질, 프로다운 경기를 보여주지 않으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그동안 사회인야구 혹은 학원야구에서 안주하던 자세로는 통하지 않는것이 프로의 세계다.
구단의 실력, 경기자 개개인의 능력이 스스로의 발전을 기약한다.
말하자면 투철한 직업관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높여가야만 살아남고 번영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프로야구의 스타가 탄생하고 팬들의 환호를 받게된다.
또 자라나는 세대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프로야구는 팬이라는 물이 있어야 하는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82년부터 시작된 프로야구가 빠른 시간안에 본궤도에 오르기를 바란다.
그러면 미국·일본등 이미 프로야구가 자리잡고있는 나라들과 태평양프로야구패권을 겨루는 꿈의 구연도 먼 훗날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프로야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이제 첫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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