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우리는 반딧불이 아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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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딧불이 자연학교의 3총사 연구원(왼쪽부터 박영준·오홍식·장석원씨).

"우리는 반딧불이가 알에서 성충이 될 때까지 돌봐 주는 '반딧불이의 아빠'들이죠."

무주군 월천면 청량리에 있는 '반딧불이 자연학교'의 오홍식(33).장석원(33).박영준(29) 연구원. 이들은 스스로를 이름에서 성만 따와 '○반디'로 부를 정도로 반딧불이에 미친 사나이들이다.

이들은 초등학교 폐교 자리에 꾸민 자연학교에서 반딧불이의 생태, 환경과의 관계 등을 연구한다. 대학원에서 곤충 분류 생태학 박사과정을 마쳤거나 현재 밟고 있으며, 이곳 자연학교에 들어온 지는 1~4년 됐다.

"반딧불이가 알을 낳는 광경이나 유충이 기어 나오는 것을 지켜 보느라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입니다. 집에는 한 달에 한두 번정도만 갑니다."

이들의 높은 열정에 비해 아직은 자연학교의 연구 장비나 사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실험실을 빌려 쓰기 위해 전주.대전 등 주변 도시 대학교까지 나가야 한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들 연구팀은 반디를 연 2회 이상 부화시키는 대량 증식에 성공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렇게 키워낸 반딧불이 400여 마리를 축제기간에 맞춰 방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생태 도시 무주가 국내 곤충연구의 메카로 자리잡을수 있도록 작은 디딤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이 자연학교는 올 연말께 3만여 평으로 확장된다. 자연학교 외에도 반딧불이 테마공원과 반디동굴, 곤충박물관.생태연못.자연과학 체험장.청소년 야영장 등이 함께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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