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무관의 조한승, 네 번째 도전…이번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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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무관의 강자 조한승(사진) 8단이 세계 속기 챔피언을 가리는 제17회 TV바둑 아시아선수권전 결승에 올랐다.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대회에서 14일 중국의 류싱(劉星) 7단에게 아슬아슬한 반집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오르더니, 15일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을 10집반의 대차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전에 오른 것이다.

조한승 8단은 국내 랭킹 8, 9위권. 이세돌 9단과 함께 프로에 입문한 24세의 조한승은 조훈현 9단의 감각과 유창혁 9단의 두터움을 겸비한 대어로 평가받아 왔으나 아직 우승 경력이 없다. 지금까지 국내 무대에서 세 번 결승에 올랐는데 불운하게도(?) 그때마다 최강 이창호 9단과 맞붙어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천적이라 할 이창호 9단은 15일 일본의 장쉬 9단에게 흑을 들고 2집반 차로 져 탈락하고 말았다. 이 대회에서 세 번이나 우승했던 이창호의 탈락은 아쉽지만 조한승은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은 셈이다.

TV아시아 선수권전은 한국의 KBS, 중국의 CCTV, 일본의 NHK 등 3국의 국영방송이 공동 주최한다. 각국의 TV 속기 챔피언과 준우승자, 그리고 전년도 챔피언 등 7명이 모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손을 가리는 대회다.

결승전은 17일 열린다. 이창호를 꺾은 장쉬 9단이 지난해 챔피언인 중국의 위빈(兪斌) 9단을 꺾고 조한승의 결승 상대로 등장했다. 탁월한 감각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승부기질이 2% 부족해 우승을 놓치곤 했던 조한승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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