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8단은 국내 랭킹 8, 9위권. 이세돌 9단과 함께 프로에 입문한 24세의 조한승은 조훈현 9단의 감각과 유창혁 9단의 두터움을 겸비한 대어로 평가받아 왔으나 아직 우승 경력이 없다. 지금까지 국내 무대에서 세 번 결승에 올랐는데 불운하게도(?) 그때마다 최강 이창호 9단과 맞붙어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천적이라 할 이창호 9단은 15일 일본의 장쉬 9단에게 흑을 들고 2집반 차로 져 탈락하고 말았다. 이 대회에서 세 번이나 우승했던 이창호의 탈락은 아쉽지만 조한승은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은 셈이다.
TV아시아 선수권전은 한국의 KBS, 중국의 CCTV, 일본의 NHK 등 3국의 국영방송이 공동 주최한다. 각국의 TV 속기 챔피언과 준우승자, 그리고 전년도 챔피언 등 7명이 모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손을 가리는 대회다.
결승전은 17일 열린다. 이창호를 꺾은 장쉬 9단이 지난해 챔피언인 중국의 위빈(兪斌) 9단을 꺾고 조한승의 결승 상대로 등장했다. 탁월한 감각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승부기질이 2% 부족해 우승을 놓치곤 했던 조한승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