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대형 평당 1561만원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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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판교 신도시에서 분양되는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561만원 안팎이 될 것 같다. 분양가.채권 병행입찰제 적용 대상인 판교 중대형 아파트부지 낙찰업체 선정 기준의 하나인 분양가 평가 기준 가격이 평당 1561만원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21일 진행되는 부지 입찰을 앞두고 주택업체들의 사업성 검토가 한창인 가운데 업체가 써낼 채권액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판교 병행입찰제 대상 필지는 10개 3196가구다.

정부는 그동안 판교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1500만원대에 묶겠다고 공언했었다.

◆ 분당 시세 반영해 기준 가격 산정=판교 공동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분양가 평가 기준 가격은 국민은행이 조사한 분당지역 전용 25.7평 초과 평형 아파트 평균 시세에다 새 아파트 가중치(평균 시세의 10%)를 더한 것으로 부지 분양 공고일(6월 1일) 전 달 둘째주 월요일인 지난달 9일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입찰 조건 심사 때 이 금액보다 낮게 쓰면 마이너스, 높게 쓰면 플러스 점수를 받게 된다.

업체들이 판교 아파트 부지 확보에 관심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를 기준 가격보다 비싸게 쓸 가능성은 작다고 업계는 본다. 기준 가격은 업체가 받을 수 있는 분양가의 최고가이고, 입찰할 때 써낸 분양가 이상으로 분양하면 택지 공급이 취소돼 아무리 넓은 평수라도 분양가는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부지 낙찰업체 선정 기준은 분양가 부분이 30%, 채권(3종 국민주택채권)부분이 70%다. H건설 관계자는 "채권을 높게 써내면 분양가를 기준 가격 이상으로 올릴 수 있지만 대부분 업체는 낙찰받기 위해 분양가를 기준 가격대에 맞추고 채권금액을 조정하는 방법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 품질 낮을 수도=건설업체들은 당락의 열쇠인 채권액을 얼마로 쓸지 고심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채권액이 땅값에 따라 다르지만 필지별로 300억~9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점친다. 나중에 채권을 할인해 팔면 65%(병행입찰 기준에 명시된 손실률 35%를 반영)를 되돌려 받는 것을 감안해 사업수지를 짜 본 결과다. 하지만 평수가 넓은 땅은 채권이 1000억원대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입찰 당일 경쟁이 과열되면 그 이상 가격도 나올 수 있다.

이에 따라 과잉 입찰 경쟁으로 아파트 품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양가는 낮추고 채권을 비싸게 쓰면 그만큼 업체 수익성은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경쟁 심리로 무리하게 고가 낙찰하면 업체들은 손해를 줄이기 위해 아파트 품질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건설 관계자는 "판교는 채산성 때문에 화성 동탄 신도시와 같은 고품질 마감재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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