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락프로 화면 조작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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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MBC TV의 한 오락 프로그램이 화면을 조작해 시청자들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MBC는 프로그램를 만든 외주 제작사에 대해 제작정지 처분을 내리고 담당 PD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12일 방송된 파일럿(시험방송) 프로그램 '파워TV'의 '극기지왕' 코너. 염경환.남창희.하유선 등 30명의 연예인이 2박3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티며 '생존 게임'을 벌인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실제 촬영은 1박2일 동안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제작진은 화면에 '합숙 40시간째' '셋째 날' 등의 자막을 붙여 2박3일간 촬영한 것처럼 조작했다.

연출을 맡은 주성우 PD는 "섭외를 하다 보니 연예인 30명을 2박3일 동안 묶어 두기가 어려워 합동 밤샘은 1박2일만 하기로 일정을 바꿨다"며 "대신 매니저들에게 녹화 전날 꼭 각자 밤샘을 하라고 다짐을 해 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2박3일간 잠을 자지 않고 버티는 데 도전한 셈"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MBC는 14일 주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외주제작사 '재미TV'의 MBC 프로그램 제작 참여를 정지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18일 방송되는 'TV 속의 TV'를 통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도 내보낼 계획이다. 방송위원회도 이날 '파워TV'가 방송심의규정을 어겼는지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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