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EU 섬유분쟁 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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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중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수개월에 걸친 섬유분쟁이 타결됐다. 피터 만델슨 EU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상무부장은 1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10시간에 걸친 양자협상을 벌인 끝에 2007년 말까지 중국산 섬유제품의 대 EU 수입을 규제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양측은 티셔츠.아마 실 등 중국산 10개 섬유.의류 품목에 대해 향후 3년 동안 수출물량 증가를 연간 8~12.5%로 제한하되 2008년부터는 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로 중국산 섬유의 EU 수출이 적절한 속도로 늘어나도록 함과 동시에 EU 내 섬유산업도 조정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EU의 섬유 분쟁은 지난 30여 년 동안 유지됐던 다자간섬유협정(MFA)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올 1월 폐지되면서 시작됐다.

섬유 제품에 대한 모든 양적 제한이 없어지면서 중국산 제품의 수출이 급증하자 EU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이 수출물량을 줄이지 않으면 제재조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통상분쟁으로 비화됐다.

보시라이 부장은 이번 합의와 관련, "EU가 분쟁 해결에 있어 일방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우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산 섬유 제품 섬유쿼터 부활로 시작된 중국과 미국 간의 섬유분쟁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못한 채 미국 측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을 경고하는 등 마찰을 겪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의 조치는 국제사회로부터 차별적이고 보호주의적인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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