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거부명분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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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그런 뜻에서 전대통령이 밝힌 통일방안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은 반드시 민족총의에 의해서 성취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제시된 우리 정부의 통일방안을 구체화· 체계화했다는데 각별한 뜻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통일방안은 이른바「고려연방제」같은 북한축의 주장도 거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길을 틈으로써 우리의 포용성과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1·12 및 6·5 대북 제의에 대한 북한측의 부정적 태도를 바로잡아 남북한 최고 책임자 회담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고있다. 상호이해의 바탕 위에서 평화통일 노력의 극적 돌파구를 찾자는 우리의l·12 및 6·5제의는 세계적인 호응을 받았지만 유독 북한만은「두개의 조선을 조작하려는 분열책동 이라는 궤변으로 이를 거부했으며 대남 비방과 무력도발을 도리어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을 이룩해야한다는 비원은 북한측의 자세가 완미하다 해서 약화되거나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의 태도가 평화정책에 냉담하면 할수록 적극적이고 끈기 있는 자세로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보자는것이 일관된 우리의 입장인 것이다. 「1·22 통일방안」을 천명하면서 전대통령이 각료급을 수석대표로한 예비회담을 제의하고 대표단 파견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것은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우리측의 성실한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민족적 신뢰회복이 상호접촉과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체의 접촉을 단절한 채 입으로만 하는 제안은 한마디로 기만이며 위장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측이 진실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우리측이 활짝 열어놓은 대화의 광장에 나와 민족의 명운이 걸린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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