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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38세 총리 등장 … 유럽 '젊은 리더'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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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럽에 젊은 총리 바람이 불고 있다. 40세 전후의 젊은 지도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선 샤를 미셸 총리(38)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정부가 출범했다. 벨기에가 독립국가로 인정받은 1839년 이래 가장 젊은 총리다. 루이 미셸 전 외교장관의 아들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선거벽보를 붙이면서 정치를 배웠다고 한다. 16세에 정당에 가입했고 2년 후 지방의원이 됐다. 변호사가 된 건 다시 2년 후다. 25세에 지방 정부 장관이 됐으며, 이 또한 벨기에 역사상 최연소 장관이었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제1당은 따로 있다. 네덜란드어권인 플랑드르 지역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정당인 ‘새 플레미시연대’(N-VA)다. 미셸 총리는 그러나 정부 구성 협상 때 N-VA의 당수에게 “당신이 총리를 맡아선 안 된다. 프랑스어권과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벨기에가 네덜란드어권(59%)과 프랑스어권(41%)으로 양분돼 지역 갈등이 심한 걸 염두에 둔 것이다. 이런 미셸 총리는 두고 한 동료는 “책임을 맡을 준비가 돼 있고 기존 질서를 뒤흔들 생각까지 있는 결단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이른바 베네룩스 3국은 모두 40세 전후 총리가 이끌게 됐다. 앞서 룩셈부르크에선 사비에르 베텔 총리가 40세이던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집권했다.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 총리도 43세 때인 2010년 총리의 자리에 올랐다.

 미셸 총리의 집권 전 유럽 지도자 중 최연소는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총리였다. 39세인 올 2월 총리의 자리에 올랐는데 무솔리니 이후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였다. 렌치 총리는 프랑스의 마뉘엘 발스 총리(52)와 함께 중도 좌파 정당을 이끌면서도 우향우 개혁을 진두지휘, ‘발렌치’(발스+렌치·이코노미스트)로 불린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집권 당시인 2010년 44세였다. 1800년대 총리를 지냈던 리버풀 백작 이후 198년 만의 가장 젊은 총리였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 등 상황에서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의 심리가 담겼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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