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서도 선블록을 팔지만 왠지 비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발품을 팔았다. 먼저 들른 곳은 일반 화장품 전문점. 중저가 브랜드의 남성용이 있었지만, 주근깨 제거에 들인 돈을 생각하니 쉽게 손이 가질 않았다. 아무래도 비싼 게 좋을 것이란 생각에 결국 백화점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수많은 브랜드의 상품들. 이럴 수가. 그런데도 남성용 선블록을 파는 곳은 단 한 군데밖에 없었다. 메트로섹슈얼이네 어쩌네 하면서 남성들의 가꾸기 열풍이 연일 매스컴을 도배하다시피 하는 마당에 정작 남성용 선블록은 몇 개밖에 나와 있지 않다니.
스킨과 로션이 전부였던 남성 화장품 시장이 요새는 정말 다양해지고 있다. '남자가 흘리는 두 번째 눈물, 개기름'이라는 광고 카피로 남성용 에센스가 나왔고, 남성용 마스크까지 나와 있다. 저마다 남성의 피부는 여성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남성용 선블록은 적을까? 업계에선 선블록만큼은 성분에 있어 성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써보면 여성용은 차단지수가 너무 높아 피부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또 한국 시장에선 남성용 선블록의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란다. 하지만 수요 창출은 마케팅의 기본이고, 어떤 제품이든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안다면 이젠 남성용 선블록도 여성용과는 차별화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Mr.조는 어떤 제품을 쓰냐고? 용감하게 고백한다. 정말 많은 돈을 들여 이것저것 다 써본 뒤 여성들 사이에서도 가장 무난하다는 평을 듣는 일본 업체 제품을 쓰고 있다. 이래저래 일본과 시끄러운 마당이라 질 좋은 국산 제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더더욱 간절하다.
조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