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합창단 단장 불신임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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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립 합창단을 창단하여 8년여동안 지휘자겸단장으로 일해온 나영수씨에 대한 단원들의 불신임안이 대두되어 사회각계에 탄원서를 보내는등의 사태로 발전, 연말음악계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총합창단 단원 58명중 44명이 서명 날인한 이단장 불신임건은 지난20∼23일 국립극장이 산하5개공연단체(오페라단 제외)단원들에게 전면적으로 실시한 오디션과 결부, 34명단원이 오디션을 거부하는 사태로까지 치달았다.
그들이 작성하어 보도기관에 돌린 불신임탄원서에 따르면『지휘자로서 나씨는 능력의 한졔점에 도달했으면서 그 책임을 단원에게 전가하고 발성지도에 객관성이 없으며 단원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여 압박이 심하다』고 주장하면서『연습때 폭언을 일삼는등 지나친 개인감정의 노출로 단원들의 사기룰 저하시켰다』는 것.
단원들은 이같은 탄원서와 함께 나씨의 퇴진과 새로운 단장밑에서의 훈련및 실력펼가(오디션)를 받겠다고 주장했다. 나씨는 11월21∼22일 일본합창연맹콩쿠르 심사에 참가했다가 28일 귀국, 즉시 국립극장에 사의를 표명했다.
극장(극장장 허규)측은 탄원서와 나씨의 사의표명을 모두「받아들일수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단원들의 오디션도 예정대로 감행키로했다.
그러자 단원들은 나씨와 극장간의 계약만료기간인 내년9월까지는 기다리되 대신 단원들에게 사태의 책임을 묻지말고 전원 내년말까지 재위촉을 보장하도록 극장측에 요구했으나 이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23일 오디션에서 나씨가 출제한 문제가 나오자 34명의 단원들이 다시 오디션을 거부함으로써 문제가 악화됐다.
이에 관해 허규극장장은『나씨가 당장 그만 둔다해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하면서 단원들에게 문제된 초점은 73년이후 실시하지 않았던 오디션을 부활시킨데 있는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 당사자 나씨는『오직 좋은 합창단을 만드느라 단원들을 심하게 훈련시키다보니 문제가 되었던듯 싶다. 지금의 심경은 그만두고 싶을뿐이다』고 밝히면서도 오디션을 통한 단원의 실력재평가와 재구성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국립극장 산하 5개공연단체 단원들은 형식상으로 1년을 계약기간으로하여 1월에 위촉, 창단식을 갖고 12월에 해단한다. 따라서 24일 해단한 국립합창단 단원들이 오디션을 받지않는다면 자연 해산되고 재편성을 하는수밖에 없게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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